경찰, 신변보호 요청자 급증에 “스마트워치 1400대 추가 지급”

유선희 기자

7월 제주 살인 사건 뒤 대책

총 3700대…부족 문제 ‘숨통’

현장선 “인력도 부족” 우려

경찰, 신변보호 요청자 급증에 “스마트워치 1400대 추가 지급”

지난 9일 오후 9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거리에서 20대 남성 A씨가 여성 B씨 앞에서 소주병을 부수며 위협을 가했다. 경찰로부터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던 B씨는 응급 버튼을 눌러 위기 상황임을 알렸다. 곧바로 출동한 경찰은 A씨를 데이트폭행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지난 14일 특수협박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이 사건 발생 나흘 전 A씨는 B씨의 집 현관문을 두드리며 소란을 피웠다. 이 같은 행동이 무서웠던 B씨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고, 경찰은 스마트워치를 지급해 유사시 신고가 쉽도록 했다.

실시간 위치추적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는 일반 112 신고보다 출동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 신속한 보호를 받기에 최적의 수단이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워치 등으로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긴급 안전조치를 한 건은 1100건이었다. 이 중 860건(78.2%)은 현장에서 분리·경고 조치했고, 240건(21.8%)은 형사입건으로 이어졌다. 형사입건된 240건 중 48건(20%)은 구속됐다.

그러나 급증하는 신변보호 요청 건수에 비해 스마트워치 지급률은 크게 낮은 수준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신변보호 요청은 모두 1만4773건으로 2016년 4912건 이후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스마트워치 지급 건수도 2016년 3299건에서 지난해 6801건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신변보호 요청 건수 대비 스마트워치 지급 비율은 2016년 67.2%에서 지난해 46.0%로 오히려 줄었다. 올 상반기(1~6월) 신변보호 요청은 1만148건으로 이미 1만건을 넘었으며 스마트워치 지급 건수는 4423건(43.6%)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신변보호 대상자 2명 가운데 1명만 스마트워치를 지급받는 셈이다.

지난 7월 제주에서 16세 중학생이 어머니의 전 연인에게 살해된 사건의 경우, 사건 발생 보름여 전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해 수용이 됐는데도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가 지급되지 않았다. 당시 경찰은 스마트워치 재고가 있었음에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고, 이후 경찰청은 스마트워치 보급 확대 계획을 밝혔다. 경찰은 이달 스마트워치 1400대를 추가 보급해 총 보유대수를 3700대로 늘렸다.

기기 부족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스마트워치 보급이 확대되면 그만큼 비상상황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데 이에 대응할 현장 출동 인력을 충원하는 방안 등에는 뚜렷한 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워치 지급률이 떨어진 것은 신변보호 요청 건수가 늘면서 기기를 원치 않거나 위험 정도가 낮은 사람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신변보호 요청에 따른 조치는 스마트워치 지급뿐 아니라 휴대전화 등록, 맞춤형 순찰 등 11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