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러시아 은행 7곳과 금융 거래 중단…러시아 국고채 거래도 중단 강력 권고"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를 정리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Sberbank)’를 비롯해 러시아 은행 7곳과 금융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공공기관 및 금융 기관에는 러시아 국고채를 거래하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전략물자 수출금지 외에 추가 수출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국 재무부에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대러시아 금융제재 동참을 위한 세부 조치’를 1일 발표하고 현재 미국의 제재 대상인 7곳의 주요 러시아 은행 및 그 자회사와 금융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은행은 러시아 최대 규모 은행인 스베르방크를 비롯해 대외경제개발은행(VEB)·방산지원특수은행(PSB)·상업은행(VTB)·오트크리티에(Otkritie)·소브콤(Sovcom)·노비콤(Novikom) 등이다.

거래 중단 시기는 각 은행별로 설정된 미국의 제재 유예기간에 맞춰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농산물 및 코로나19 의료 지원, 에너지 관련 거래 등은 예외적으로 거래를 허용키로 했다. 해당 품목은 미국에서도 일반허가(General License)를 통해 거래가 허용된 분야다.

정부는 국내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에는 오는 2일 이후 신규 발행되는 모든 러시아 국고채에 대해 발행 시장 뿐 아니라 유통 시장에서도 거래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 역시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도 시행하겠다고 밝힌 조치다.

정부는 전날 발표한대로 러시아 은행에 대한 스위프트 결제망 배제 조치에 대해서도 적극 지지하며 향후 관련 조치가 구체화될 경우 즉시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스위프트는 국제 금융거래와 결제 업무 등을 제공하는 비영리 조직으로 EU 관할지역인 벨기에에 본사를 두고 있다. 따라서 관련 배제 조치는 EU가 구체적인 제재 대상 러시아 은행을 발표하면 벨기에 금융 당국이 해당 은행에 대한 배제 명령을 내리는 식으로 시행된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서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을 만나 “한국 정부도 책임있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사태 해결을 위한 주요국의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며 “전략물자 수출금지를 시작으로 추가적인 제재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차관은 이날 면담에서 “대이란 금융제재로 동결된 한국 내 이란 원화자금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간 협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비엔나 핵협상에서 동결자금 이전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아데예모 부장관과의 면담 이후 마틴 카우프만 국제통화기금(IMF) 한국 미션단장과 클래버 커론 미주개발은행(IDB) 총재를 각각 만나 세계경제리스크에 대응한 정책 방향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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