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화보

“20년이 흘렀다. 변한 것이 없다.”…대구지하철화재참사 20주기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대구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 체험관에 참사 당시 최초발화지점인 1079호 열차가 전시돼 있다. 2003년 2월18일 발생한 대구 도시철도 중앙로역 화재참사로 사망 192명(신원 미확인 6명), 부상 151명 등 모두 34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대구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 체험관에 참사 당시 최초발화지점인 1079호 열차가 전시돼 있다. 2003년 2월18일 발생한 대구 도시철도 중앙로역 화재참사로 사망 192명(신원 미확인 6명), 부상 151명 등 모두 34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성동훈 기자

2003년 2월 18일 9시 30분. 50대 남성이 대구지하철 1호선 송현역에서 안심행 1079호 열차에 탑승했다. 그는 열차가 중앙로역에 들어서자(9시 53분) 준비한 휘발유에 불을 붙였다. 같은 시각 대구역을 출발한 대곡행 1080호 열차가 현장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중앙로역으로 진입했다. 화재로 검은 연기가 가득 찬 승강장은 칠흑같이 깜깜했다. 1080호 열차는 발차를 시도했지만 이미 전력이 차단된 뒤였다. 긴급한 상황, 기관사와 대구지하철공사 종합사령실이 대처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1079호에서 시작된 화재는 1080호로 옮겨붙었다. 1080호 기관사는 “전동차가 곧 출발할 예정이므로 전동차 안에서 대기하라”고 승객들에게 방송했다. 맹렬한 화염이 두 열차를 집어삼켰다. 이 사고로 192명(신원 미확인 6명 포함)이 사망하고, 151명이 부상을 입었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대구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 체험관에 참사 당시 최초발화지점인 1079호 열차가 전시돼 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대구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 체험관에 참사 당시 최초발화지점인 1079호 열차가 전시돼 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대구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 체험관에 참사 직후 중앙로역 모습을 재현해 놓은 모습.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대구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 체험관에 참사 직후 중앙로역 모습을 재현해 놓은 모습. 성동훈 기자

지난 16일 2·18 대구지하철화재참사 20주기를 앞두고 참사의 과거와 현재를 담기 위해 대구를 찾았다. 2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유가족들은 참사 당시부터 지금까지 책임 지우기에만 급급한 대구시와 대구지하철공사를 강하게 성토했다. 희생자대책위는 “지금껏 참사의 진상규명과 기록도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지하철 화재 참사 발생 6년 만에 조성된 추모공원은 ‘시민안전테마파크’로, 희생자 192명의 이름이 새겨진 위령탑은 ‘안전조형물’로 불리고 있다. 희생자 32구가 안치된 추모 묘역에는 안내판 하나 세워지지 못했다. 참사를 계기로 만들어진 시설이지만 참사와 희생자 유가족을 대하는 대구시의 무책임한 태도로 ‘추모’와 ‘애도’라는 이름을 떳떳하게 붙이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

지난 14일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는 대구시장에게 ‘2005년 추모사업 이면 합의 존재 사실인정 및 사과’, ‘추모사업 합의사항 실행’, ‘20주기 추모식 참석’ 등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식적인 답변 대신 홍준표 대구시장은 15일 자신의 SNS에 “20여 년이 지난 대구 지하철 참사가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민주노총, 시민단체 등이 매년 해오던 추모식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 한다”고 적었다.

2.18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식은 18일 오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린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대구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에 설치된 안전상징조형물(추모비·희생자 192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뒤로 오는 18일 예정된 추모식에 반대하는 주변 상인들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대구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에 설치된 안전상징조형물(추모비·희생자 192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뒤로 오는 18일 예정된 추모식에 반대하는 주변 상인들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대구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 내 참사 희생자들 중 32명을 모신 잔디밭(추모묘역) 모습. 지난 2009년 오랜 진통 끝에 희생자대책위가 32명의 골분을 이곳에 묻었지만 대구시가 2005년 희생자대책위에 제안했던 이면합의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추모사업 합의사항을 실행하지 않아 현재 ‘추모묘역’ 등 표식 없이 방치되고 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대구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 내 참사 희생자들 중 32명을 모신 잔디밭(추모묘역) 모습. 지난 2009년 오랜 진통 끝에 희생자대책위가 32명의 골분을 이곳에 묻었지만 대구시가 2005년 희생자대책위에 제안했던 이면합의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추모사업 합의사항을 실행하지 않아 현재 ‘추모묘역’ 등 표식 없이 방치되고 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경북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에 참사 희생자들 중 신원미상이거나 DNA 확인 후 연고자를 찾지 못한 6명의 무연고자 묘가 마련돼 있다.  성동훈 기자 사진 크게보기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경북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에 참사 희생자들 중 신원미상이거나 DNA 확인 후 연고자를 찾지 못한 6명의 무연고자 묘가 마련돼 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경북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에 참사 희생자들 중 신원미상이거나 DNA 확인 후 연고자를 찾지 못한 6명의 무연고자 묘가 마련돼 있다. 성동훈 기자 사진 크게보기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경북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에 참사 희생자들 중 신원미상이거나 DNA 확인 후 연고자를 찾지 못한 6명의 무연고자 묘가 마련돼 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대구 중구 중앙로역 참사 기억공간 추모벽에서 한 유가족이 헌화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성동훈 기자 사진 크게보기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대구 중구 중앙로역 참사 기억공간 추모벽에서 한 유가족이 헌화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대구 중구 중앙로역 참사 기억공간 추모벽에 한 유가족이 전일 홍준표 대구시장의 발언을 규탄하는 메시지를 담은 종이가 붙어 있다.  홍 시장은 16일 “대구 지하철 참사 정쟁 도구 이용 옳지 않다”라며 “민노총·시민단체 등이 추모식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라고 말했다. ’성동훈 기자 사진 크게보기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대구 중구 중앙로역 참사 기억공간 추모벽에 한 유가족이 전일 홍준표 대구시장의 발언을 규탄하는 메시지를 담은 종이가 붙어 있다. 홍 시장은 16일 “대구 지하철 참사 정쟁 도구 이용 옳지 않다”라며 “민노총·시민단체 등이 추모식을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라고 말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대구 중구 중앙로역 참사 기억공간에서 한 유가족이 헌화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대구 중구 중앙로역 참사 기억공간에서 한 유가족이 헌화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유가족들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있다. 성동훈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유가족들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있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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