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퍼스널컬러→유전자 검사…나를 알고 싶다 ‘더욱 더’

김송이 기자
핀테크 어플 뱅크샐러드의 유전자 검사 후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핀테크 어플 뱅크샐러드의 유전자 검사 후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직장인 이모씨(28)는 최근 4만5000원 상당의 ‘63종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평소 이용하던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는 무료 유전자 검사 이벤트에 여러 차례 탈락한 이후 직접 돈을 지불하고 검사에 임한 것이다. 이씨는 “주변 지인이 유전자 검사를 해본 뒤 추천해줬다”며 “코로나 검사 키트처럼 면봉으로 입안을 문지르기만 하면 되어서 간편했다”고 했다.

일주일 만에 결과 분석지를 받아 본 이씨는 자신이 체질상 심폐 지구력은 좋지만, 카페인에 취약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씨는 “어떤 운동을 해야 하고, 어떤 음식을 조심해야 하는지 등 나를 더 잘 알게 되었다”며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했다.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나눠서 파악하는 MBTI 검사에 이어 체질, 체형 등 개인을 분석하는 검사 방법들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자기 자신을 분석해 보다 더 상세히 ‘나 자신’을 알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65.9%)은 ‘요즘 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이같이 답한 20대와 30대의 비율은 각각 73.2%와 68.8%였다.

비용 지불도 꺼리지 않는다. 직장인 김모씨(26)는 지난달 8만5000원을 주고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았다. 과거 한 차례 검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색을 찾고자 좀 더 비싼 가격을 지불했다고 했다. 김씨는 “평소에 손이 잘 안 가던 옷이나 화장품이 있었는데 왜 그런지 알게 됐다”며 “반소매 옷 두세 벌 살 수 있는 가격으로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고 차라리 안 입는 옷을 구매하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기분석은 그 자체로 놀이가 되기도 한다. 김씨는 “내가 평소 의심하고 있던 (나에 대한) 것들을 정식 검사를 통해 ‘맞다’라고 확인하는 과정이 꼭 퀴즈를 맞히는 것 같아 재밌었다”면서 “이전에 받아본 알레르기 검사도 평소 의심하고 있던 고양이 알레르기를 실제로 확인받는 등 신기했던 경험이라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이 자기분석 검사를 하는 이유는 ‘나’에 대한 관심 즉 ‘미이즘(Meism)’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이미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더라도 외부 전문가를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뒤 나를 잘 가꾸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도 이러한 자기분석 방법은 더욱 세분되고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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