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소방관보다 ‘높은 직업’인 한국···미·독에선 다르다

조해람 기자
국회의원 뱃지. 강윤중기자

국회의원 뱃지. 강윤중기자

한국인들이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업으로 국회의원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독일인들은 소방관을 꼽았다. 한국인들은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인식이 타국에 비해서 높았다.

17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직업의식 및 직업윤리의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를 보면, 한국인들은 15개 직업의 사회적 지위(위세)를 5점 만점으로 평가했을 때 국회의원(4.16점)을 첫손에 꼽았다. 연구진은 지난해 한국·미국·일본·독일·중국 5개국의 만 18~64세 취업자 각 1500명씩(총 7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과 더불어 일본과 중국도 국회의원의 사회적 지위를 가장 높게 평가했다. 일본인들은 국회의원에 3.59점을, 중국인들은 4.22점을 매겼다. 한국인들이 사회적 지위를 가장 높게 평가한 직업은 국회의원에 이어 ‘약사(3.83점)’ ‘인공지능전문가(3.67점)’ 등 순이었다.

미국과 독일에서는 소방관이 1위로 꼽혔다. 미국인들은 소방관에 3.93점을, 독일인들은 3.85점을 줬다. 국회의원은 미국에서 12위(3.37점), 독일에서는 10위(3.32점)에 그쳤다. 한국에서 소방관은 11위(3.08점)였다.

한국은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인식이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컸다. 사회적 지위 1위(국회의원, 4.16점)와 15위(건설일용근로자, 1.86점)의 격차가 2.3점으로 5개국 중 가장 높았다. 일본은 1위(국회의원, 3.59점)과 15위(음식점종업원, 2.66점)의 차이가 0.93점으로 가장 적었다.

중국은 1위(국회의원, 4.22점)와 15위(건설일용근로자, 2,54점) 차이가 1.68점, 독일은 1위(소방관, 3.85점)와 15위(음식점종업원, 2.78점) 차이가 1.07점, 미국은 1위(소방관, 3.93점)와 15위(음식점종업원, 3.01점)의 차이가 0.92점 등으로 나타났다.

울진·삼척산불이 나흘째 이어진 2022년 3월7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소방관들이 산불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울진·삼척산불이 나흘째 이어진 2022년 3월7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소방관들이 산불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한국인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사회적 지위를 낮게 평가했다. 5개국 취업자들에게 ‘자신의 직업이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를 지니는지’ 물었을 때, 미국인들이 3.37점으로 가장 높았다. 독일인들이 3.31점, 중국인들이 3.08점, 한국인들이 2.79점, 일본인들이 2.68점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양극화 완화 및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여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며 “특히 경제·사회적 필요성이나 기여에 비해 정당하게 대우받지 못하는 직종에 대한 경제·사회적 보상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인들의 일에 대한 자부심도 떨어지고 있다. 2007년과 2023년 4개국(한국·일본·미국·독일)의 ‘일의 자부심’ 변화를 보면 미국은 3.98점에서 4.06점으로 올랐다. 독일은 3.86점에서 3.82점으로 소폭 줄었다. 한국은 3.36에서 3.17점으로 떨어졌고, 일본은 3.42에서 3.08점으로 대폭 꺾였다.

연구진은 “직업을 선택할 때 우연한 계기나 상황에 맞게 선택했을 경우 일에 대한 자부심이 높지 않을 수 있다”며 “낮은 일의 자부심은 괜찮은 일자리 인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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