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환경호르몬 수치 검사하세요”

김세훈 기자

녹색병원 ‘바이오모니터링’…1년 새 참여 가구 두 배

아토피를 앓는 네 살, 열 살 자녀를 둔 장원정씨(41)는 아이들의 거친 피부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리다. 아토피 전문병원에 가봤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장씨는 환경오염과 환경호르몬 물질이 원인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씨는 18일 통화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나와 자녀의 몸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데이터로 확인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올해 바이오모니터링 사업에 참가했다.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바이오모니터링과 같은 분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모니터링은 체액(피·소변) 검사를 통해 내 몸 안에 있는 환경호르몬 등 유해인자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시민과 함께하는 바이오모니터링 사업’을 하고 있다. 시민단체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았다. 참가비는 무료다. 참여 가구는 지난해 28가구에서 올해 48가구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프탈레이트 대사체 11종, 과불화화합물 17종 등 환경호르몬 52종이 주요 분석 대상이다. 박은정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팀장은 “주로 중금속 노출 등 환경 이슈에 민감한 분들이나 아토피, 비염을 앓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1차 검사는 지난 2일부터 나흘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조사 기간 매일 소변을 채취했다. 채혈은 한 차례 했다. 집 안 내 먼지도 포집해 시료로 제출했다. 모니터링 후에는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지침에 따라 생활습관 개선에 나서고 8월에 한 차례 추가 검사를 한다.

모니터링을 마친 장씨는 “매일 먹는 음식이 체내 환경호르몬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말을 듣고 인스턴트 음식도 줄이고 있다”며 “당장 변화를 체감한다기보다는 꾸준히 실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참가자인 김태정씨(45)는 “10년간 교외 지역에 살아서 환경호르몬 수치가 좋게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높게 나와 놀랐다”며 그는 “일단 아이들이 ‘플라스틱은 좋지 않은 것’이라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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