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전시기획자
니얀 캣 ⓒ NYAN.CAT

니얀 캣 ⓒ NYAN.CAT

매년 미술계에서 영향력 있는 100인을 선정하는 미술전문잡지 아트리뷰가 올해에는 대체불가토큰(NFT) 발행의 표준 코드인 ERC-721을 1위로,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를 100위로 선정했다. 2002년부터 작가, 예술가, 큐레이터, 비평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미술계 인사들의 1년간 활동을 토대로 결정하는 이 리스트는 그해 미술계 안팎의 이슈를 드러낸다.

ERC-721을 1위로 선정한 배경에는 NFT가 문화예술계에 던진 혼돈스럽지만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있을 것이다. 2011년 처음 등장한 뒤 다양한 인터넷 밈을 양산했던 ‘니얀 캣(Nyan Cat)’이 올해 초 NFT화되어 온라인 경매에서 300이더리움, 약 6억5000만원에 낙찰된 일은, 디지털 데이터의 소유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의 브랜드명을 ‘메타’로 바꾸면서, 예술을 포함한 가상 문화를 경험하는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을 세웠다.

NFT 세계에서 사람들은 디지털 문화에 희소성을 부여해 데이터를 자산으로 전환시키는 일의 가능성을 목격했다. 기존에 미술계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유형의 컬렉터가 미술시장에 등장했고, 돈이 모여들기 시작하자 디지털 아트의 ‘비상식적인’ 가격을 이해할 수 없는 이들마저도 혼돈스러움을 뒤로하고 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분주하다. NFT 세계에서 예술가들은 ‘전통’의 화랑을 통하지 않고도 자신의 작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이제 사람들은 “예술시장과 예술문화에 대한 오래된 관행들이, 창의적이지만 불확실하고 혼돈스러운 세계 안으로 던져졌으며, 향후 예술계는 늘 알았던 세계가 아니라 다른 세계로 갈 것”이라고 짐작한다. 우리는 자본과 기술이 예술계의 구조를 흔드는 시기를 통과하는 중이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