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오정은 미술비평가
Beeple, HUMAN ONE, 2022  촬영 Lok Cheng, M+홍콩

Beeple, HUMAN ONE, 2022 촬영 Lok Cheng, M+홍콩

금속 육면체에 네 개의 LED 모니터가 달린 조각 너머로 우주복을 입은 한 사람이 걸어가는 것이 보인다. 그는 메타버스 세계에 처음 발을 내디딘 인간을 상정한다. 설치물은 자전하듯 360도로 회전하며 그것에 비치는 미래적 풍경도 수시로 변한다. 완성된 화면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업데이트될 진행형 작업이다. 영상 클립은 NFT로 거래된다.

비플의 ‘휴먼 원’은 동시대의 화두를 담고 있다. 가상세계와 교류하는 포스트 휴먼, 인터넷과 연동된 동시적 소통, 디지털 매체 및 가상통화의 급속한 현실 침투. 우리는 무한하게 확장되고 변화하는 세계에서 외롭고도 묵묵하게 길을 걸어가는 존재다. 어디로 가고 있는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어린이날 인기 선물 목록에 스마트폰, 태블릿PC, 게임기가 상위권을 차지한다고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알파세대에게 보편적인 현상이다. 이들이 감각하는 세계의 정보는 대개 고화질의 매끄러운 스크린을 경유한다. 반짝이는 금속성 질감, 유동적인 사물인터넷, 수많은 동영상 콘텐츠. 알파세대는 이들과 함께 자라난다. 그들이 가는 내일은 어떤 곳일까? 인류가 한 번도 도달하지 않은 미래, SF소설 속에 등장하던 배경?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챗GPT에 질문하니, ‘자신의 내면과 외부 환경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에 달려 있다’고 답한다. 그는 진화하는 AI로서 다음에는 조금 다른 대답을 내놓을지도 모른다. 질문자인 인간에 대한 특성 정의를 바꿔 다른 언어 형질로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가 이 넓은 우주 공간을 끊임없이 탐험해야 한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우리는 어디론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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