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안전관리’ 공론화가 우선

강정민 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지난 27일 정부는 원자력진흥위원회를 개최하여 사용후핵연료 관리 전담조직 신설 및 사용후핵연료 특별법 제정 등을 포함하는 ‘제2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의결했다. 이에 원전 소재 지자체, 지역주민, 환경단체 등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유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 확보 전에는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좁은 면적에 인구밀도 높은 우리나라 여건상 사용후핵연료 처분 부지 확보에 긴 기간이 걸릴 것이므로, 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보관은 불가피하다. 원전 지역주민들은 만약 처분시설 부지 확보가 안 되면 자기 지역이 임시저장이 아니라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으로 바뀔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는 기본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 원전 지역주민 및 시민환경단체 등과 논의와 의견 수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

극히 위험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저장 및 처분을 위해 국가 차원의 추진체계와 절차를 마련하고자 하는 정부의 취지는 정당하다. 그러나 지역주민의 수용성 없이 그리고 국민적 합의 없이 밀어붙이기 행정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2003년 부안사태 등이 증명해 준다.

정부는 사용후핵연료의 저장 및 처분 등 안전관리를 위해 수립한 기본계획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말아야 한다. 이는 극심한 국민적 갈등만 초래할 뿐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문재인 정부에서 결여되었던 원전 지역 및 시민환경단체들과의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는 등 사용후핵연료 안전관리를 위한 국민적 공론화를 우선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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