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선 일정 논란 또다시 매듭짓지 못한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따라 열고 대통령 후보 경선 연기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대선경선기획단이 현행 당헌 규정의 180일(이전 후보 선출)을 기본으로 해서 선거 일정 기획안을 25일 최고위에 보고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선 전 180일’ 규정을 토대로 구체적인 일정을 짜겠다고 한 것은 일단 당헌에 명시된 대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종일 회의를 열고도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지도부의 결단력 부족은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원칙을 지키는 일에서조차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는 집권여당의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후보 경선 연기론으로 민주당 내 세력 간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경선 연기에 대한 찬반을 놓고 의원들 간에 열띤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이재명계 의원들은 경선을 연기할 ‘상당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바꿔 경선을 연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코로나19 극복 후 정상적인 경선을 통해 흥행을 도모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열띤 당내 분위기와는 달리 당 밖의 시선은 싸늘하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서민들은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다. 게다가 야당인 국민의힘은 36세의 젊은 당대표를 앞세워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대선 주자들이 정책과 비전을 놓고 경쟁을 벌여도 시원치 않을 터에 내부 권력다툼이나 벌이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대선 등 현안을 앞두고 당내에서 이견이 나오는 것은 정당에서는 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시민들의 정치권을 향한 분노와 개혁에 대한 요구는 과거에 비할 바 없이 높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민주당은 지금 대선 경선 일정을 놓고 내부 갈등을 보일 때가 아니다. 경선 흥행은 시기가 아니라 공정한 절차와 정책 승부에 달려 있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정책을 내놓고 미래에 대한 비전 경쟁을 하기를 바란다.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당무위를 소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당헌 88조에 있는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경선 연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현행 당헌 규정에 따라 경선 일정을 짜기로 한 만큼 25일 최고위 결정으로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이렇게 계속 갈 경우 민주당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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