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선거인단 모집 나선 민주당, 겸손하고 열린 모습 보여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주자들이 4일 충북 청주시 CJB컨벤션센터에서 ‘취업준비생’ 콘셉트로 국민면접관의 질문에 답하는 대선 예비경선 행사 ‘국민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주자들이 4일 충북 청주시 CJB컨벤션센터에서 ‘취업준비생’ 콘셉트로 국민면접관의 질문에 답하는 대선 예비경선 행사 ‘국민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5일부터 11일까지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할 국민선거인단 1차 모집을 진행한다. 국민선거인단은 자동적으로 투표권을 갖는 대의원·권리당원과 똑같은 1표를 행사하게 된다. 대의원·권리당원 수(약 80만명)는 정해져 있는 만큼, 각 후보 측이 얼마나 많은 국민선거인단을 확보하느냐가 경선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앞선 주자들은 지지율을 내세워 최대한 많은 선거인단을 끌어모으려 하고, 뒤진 주자들은 우호적 선거인단 확보를 통해 흐름을 뒤집으려 할 것이다.

민주당은 2017년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일반 국민선거인단 규모(130만명가량) 이상의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참여 확대를 위해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와 달리 휴대폰 본인인증 절차만으로 선거인단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시스템도 간소화했다. 그러나 환경은 4년 전과 확연히 달라 보인다. 당시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권교체 요구 속에 제1야당 민주당을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지금은 다르다. 한국갤럽이 지난 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38%)는 응답이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49%)는 쪽보다 낮았다(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정권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뜻이다.

이런 여건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경선 레이스의 내용을 튼실하게 채우는 게 관건이다. 후보들은 5~6일과 8일 열리는 TV토론, 7일 후보자 프레젠테이션(PT) 등을 통해 국정 현안에 대한 식견을 입증하고, 자신이 만들고 싶은 나라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선거인단 모집 역시 투명하고 공정하게 접근해야 한다. 각 주자가 세결집·세몰이에 주력했다가는 역효과만 낳을 것임을 경계할 때다.

민주당 경선은 초기부터 잡음이 불거진 터다. 예비경선 면접관으로 ‘조국 흑서’ 저자 김경율 회계사를 선정했다가 철회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당이 친문재인계와 일부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는 편협함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향후 경선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쉽지 않을 것이다. 오만과 위선, 이른바 ‘내로남불’이 당의 위기를 불러왔음을 인식하고 겸손한 정당, 비판에 열려 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민주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긍정의 레이스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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