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역사 새로 쓴 7월 수출, 쾌거지만 방심할 순 없다

7월 수출액이 554억달러를 넘어섰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5년 만에 최대 규모이다. 종전 월 수출액 기록인 2017년 8월의 551억2000만달러를 갈아치웠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화학, 일반기계, 자동차 등을 고르게 수출했다. 수출지역도 편중되지 않고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아세안 등 전 세계를 향했다. 월간 수출액 신기록은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1950년대 텅스텐과 농수산물 이외에는 해외에 팔 게 거의 없던 가난한 나라였다. 변변한 기술이 없었던 탓이다. 1960년대 주력 수출품이던 가발이 그나마 기술이 가미된 공산품이었다. 천연자원도 변변치 않고 내수시장도 빈약한 한국은 수출 외에 경제를 성장시킬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정부는 수출기업에 보조금 지급과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줬다. 그 결과 정경유착이라는 폐해를 남겼지만 기업들은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수출영토를 개척했다. 세계은행 통계를 보면 세계 231개국 중 한국은 2020년 수출액 기준 7위의 무역대국이다. 지금 한국산 제품은 지구촌 250개국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하반기 내내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할 수는 없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는 회복 기미를 보이는 글로벌 경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4차 대유행이 확산하면서 7월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가 1년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이 촉발시켜 각국이 쌓기 시작한 무역장벽도 악재다. EU가 계획 중인 탄소국경세처럼 새로운 세금이 수출 감소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 이 밖에 원자재 값과 국제 물류비용 상승, 부품수급 차질,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 변수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한국산을 대체할 다른 나라 제품이 없을 정도로 경쟁력이 뛰어나다면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은 신기술, 개발도상국은 저가품으로 한국을 협공한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았다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다. ‘메이드 인 코리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급변하는 세계시장을 공략할 신기술과 신산업 육성에도 투자해야 한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응하는 외교적 노력도 필요하다. 수출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적 배려 또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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