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당 주자들의 검증 빙자한 네거티브 공방, 시민이 우습나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이 벌이는 네거티브 공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행적에서 지역주의 자극 논란 등으로 충돌하더니 급기야 전과기록에 조직폭력배와 함께 찍은 사진까지 들이대며 무슨 관계냐고 따지고 있다. 이럴 거면 당 선관위 주관으로 상대방을 비방하지 말고 정책 대결을 벌이자는 ‘원팀 협약’은 왜 맺었나. 후보들은 즉각 볼썽사나운 공방을 멈추고 정책을 놓고 대결을 벌여야 한다.

민주당 주자들 간 경선 공방은 이미 선을 넘었다. 두 후보 측은 서로 상대방이 문흥식 전 5·18 구속자부상자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를 근거로 조직폭력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문씨는 과거 조직폭력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다 최근 철거 건물 붕괴로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개입 의혹을 받고 해외로 도피한 사람이다. 하지만 문제의 사진은 문씨가 5·18 단체 회장으로 있을 때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들 사진은 조폭과의 유착 의혹의 근거가 될 수 없다. 게다가 두 후보 모두 문씨와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누워서 챔 뱉는 격이다. 과거 행적 들추기도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의 거듭되는 ‘음주운전 재범’ 의혹 제기에 이 지사 측은 17년 전 이 전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5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사실을 폭로했다. 이쯤 되면 후보 도덕성 검증이 아니라 자해행위 수준이다.

역대 어느 대선에서도 여당 경선 수준이 이렇게 낮은 경우는 없었다. 그 치열했던 2007년 이명박과 박근혜 후보 간 한나라당 내 후보 경선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경선 공방에 나선 두 후보의 비호감도가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거티브 공방이 시민들의 불쾌지수만 높인 셈이다. 후보들은 이제부터라도 상대방에 대한 꼴사나운 비난을 자제하고 정책 경쟁에 집중해야 한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당면한 위기를 넘을 실현 가능한 극복 방안과 후보들의 미래 비전이다. 더불어 시민들은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것이 누구인지, 어느 후보가 말꼬리를 붙잡고 늘어지는지 다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이 이런 경선을 치르고도 내년 3월 대선 승리를 바란다면 시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시민의 수준을 우습게 보는 후보는 반드시 응징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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