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중은행 금리 급상승, 취약계층 부담 가중 안 된다

주요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3일 기준 신규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80∼4.30%로 5월 말에 비해 하단은 0.45%포인트, 상단은 0.42%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적용된 코픽스는 0.13%포인트 높아졌다. 3개월 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 지표금리 상승폭보다 3배 넘게 뛴 것이다. 이는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을 받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큰 폭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은 신용대출 금리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은행연합회 통계를 보면 신한은행의 신용 3~4등급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7월 평균 금리는 연 3.59%로 4월에 비해 0.50%포인트 뛰었다. KB국민은행은 4.58%로 0.31%포인트 높아졌다. 신용대출은 보통 1년 만기 은행채를 지표로 삼는다. 3개월 새 신한은행 기준금리는 0.12%포인트, KB국민은행은 0.22%포인트 올랐다. 가산금리는 신용등급별 예상손실률 변화, 은행의 업무원가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4월에서 7월 사이 은행들의 업무원가가 갑자기 올라갈 일은 없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올크레딧 등 신용평가사의 개인신용평점도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금융당국 탓으로 돌린 은행의 가산금리 인상이 있었을 뿐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8월26일이지만, 시장에서는 한참 앞서 금리인상이 진행되고 있었다.

심상찮은 가계부채 급증세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서자 은행은 가산금리 인상으로 대출을 줄이려고 한다. 취약계층은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것뿐 아니라 새로 돈 빌리기도 어려워졌다. 7~8등급 저신용자의 KB국민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7월 평균 9.80%로 3개월 새 2.62%포인트 급등했다. 1~2등급은 3.48%로 0.23%포인트 올랐을 뿐이다.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은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조달비용은 적고, 시장금리는 상승해 이익이 불어나는 환경이 조성된 영향이었다. 은행은 이익을 어떻게 쓸지 고민만 할 게 아니라 취약계층을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마구잡이식 가산금리 인상에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고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 금리 인상은 영세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서민에게 더 큰 피해를 안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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