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곽상도 아들, 화천대유 근무 6년에 퇴직금 50억원이라니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자산관리업체 화천대유에서 지난 3월 퇴사하며 50억원(세후 28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곽 의원은 “겨우 250만원 월급받은 제 아들은 (평범한) 회사 직원일 뿐”이라고 특혜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이 같은 해명이 며칠 만에 거짓으로 밝혀진 것이다. 곽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자녀의 사생활을 캐내 특혜 의혹을 물고 늘어진 야당 공격수였다. 그사이 아들은 평범한 청년으로는 상상조차 어려운 혜택을 누렸으니 ‘내로남불’의 전형적 사례라 할 만하다. 곽 의원은 50억원 수령 사실이 확인된 후에도 “근본적 책임은 이런 사업 설계를 가능하게 한 이재명 경기지사(당시 성남시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후안무치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곽 의원 아들은 2015년 화천대유의 ‘1호 사원’으로 입사했다. 당시 곽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초대 민정수석을 거친 친박계 실세였다. 다음해 20대 총선에서는 대구 중·남구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의 이성문 대표, 대주주인 전직 기자 김모씨와 대학 동문이기도 하다. 아들은 26일 입장문에서 “(대주주) 김씨가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 사람을 구한다고 하니”라며 아버지가 취업을 제안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아들의 입사는 물론 퇴직금 산정 과정에서도 이른바 ‘아빠 찬스’가 작용했을 개연성을 보여준다. 화천대유는 성과급·퇴직위로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을 합법적으로 지급했다고 주장하지만, 곽 의원 아들이 받은 퇴직금은 이 회사 창사 이래 최대 금액이라고 한다. 이들 부자는 ‘겨우 250만원 월급’이라는 표현으로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더니, 이번에는 50억원 퇴직금으로 억장이 무너지게 하고 있다.

50억원 수령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떳떳하다던 곽 의원은 국민의힘이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며 징계할 움직임을 보이자 탈당계를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꼬리’를 잘랐다고 여긴 듯 이재명 지사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또다시 특검수사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곽 의원이 당을 떠났다고 정치공세 수준으로 유야무야될 일이 아니다. 돈과 힘을 가진 이들이 짬짜미를 해 막대한 개발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샅샅이 밝혀야 한다. 수사에 나선 검찰과 경찰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엄정하게 진상을 규명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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