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부대 집단 돌파감염, ‘위드 코로나’ 과신 안 된다는 경고

군부대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집단 돌파감염이 발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국방부는 3일 경기 연천의 한 부대에서 확진자 46명이 나왔는데 그중 34명(73.9%)이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2차 접종 후 2주가 안 됐거나 1차 접종만 받은 상태였다고 한다. 확진자 대다수가 접종 권장 횟수를 채우고 2주를 지낸 접종 완료자인데 돌파감염된 것이다. 군내 백신 접종률이 90%를 넘어 사실상 완료된 이후 수십명 규모의 집단감염(돌파감염)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유사한 사례가 더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6~23일 휴가를 다녀온 뒤 복귀한 최초 확진자를 포함해 이번에 집단감염된 장병들은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마쳤다. 또 부대원 184명 중 157명이 백신 접종을 마쳐 부대의 백신 접종률도 85.3%로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도 돌파감염이 발생했다. 접종률이 아무리 높아도 돌파감염에 의한 집단감염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군은 아직도 돌파감염의 경로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부대 내 단체 생활을 통한 바이러스 노출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만 추정한다.

국내 돌파감염 사례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현재 누적 7772명으로 10만명당 43.8명꼴이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가장 많고, 백신 종류별로는 얀센·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모더나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위중증 환자는 103명, 사망자는 35명으로 집계됐다. 또 변이 확인 환자 중 88%가 델타 변이에 의한 감염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 순천향대병원에서 20여명이 확인되는 등 병원·요양원 등지에서 돌파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군내 집단 돌파감염까지 발생한 것은 11월 초 도입 예정인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방안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돌파감염에 따른 확진자 증가세를 막지 못하면 일상 회복으로 가는 길이 멀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해 10월 말 전 국민의 70% 이상이 접종을 완료하도록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에 앞서 코로나19 재확산을 억제할 대책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돌파감염이 본격화하는데도 위드 코로나를 빌미로 방역 태세가 느슨해지면 감염자가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돌파감염이 기승을 부려 하루 수천명씩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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