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침내 첫발 떼는 일상회복, “코로나 극복” 착각 말아야

29일 경남 창원의 한 병원 창문에 마스크가 걸려있다. 이 병원에서는 이틀새 코로나 확진자 120여명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29일 경남 창원의 한 병원 창문에 마스크가 걸려있다. 이 병원에서는 이틀새 코로나 확진자 120여명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적용할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최종안을 발표했다. 초안에서 예고했던 대로 방역체계는 6주 간격, 3단계로 완화된다. 목표대로라면 내년 1월 말 대부분의 일상 규제가 풀리게 된다. 다음달부터 수도권은 10명, 비수도권은 12명까지 모일 수 있고, 일부 유흥시설을 제외한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도 모두 해제된다. 다음달 22일부터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전면 등교가 가능해진다. 지난 21개월간 시민들의 삶을 옥죄던 각종 규제가 마침내 완화되며 일상을 회복하는 경로에 들어서게 됐다.

이 시점에서 새겨야 할 것은 ‘위드 코로나’의 취지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한 것도 아니다. 바이러스 종식이 불가능함을 인정하고, 어쩔 수 없이 ‘공존’을 선택한 것이다. 방역완화 기조는 지속될 수밖에 없고, 확진자 증가도 불가피하다. 실제로 사업장과 종교시설, 어린이집 등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확산되는 터다. 최근 몇 주간 감소 추세이던 신규 확진자 수도 며칠 사이 2000명선을 웃돌고 있다. 위드 코로나를 눈앞에 두고 방역의 경고음이 높아진 셈이다.

경남 창원의 한 요양병원 정신과 병동에서 발생한 120여명의 돌파감염 사례는 방역 사각지대의 위험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초기 백신 접종자들이 모인 취약시설의 경우, 백신의 면역효과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방역 완화의 틈새를 타고 순식간에 대규모 지역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주 후 문을 여는 학교 상황도 안심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유아와 초등학생은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며, 12~17세의 접종 완료율도 상대적으로 낮다. 학교 생활이 자칫 감염병 확산의 매개체로 작용할 수도 있다. 최근 3개월간 학생 확진자의 감염 경로 중 학교의 비중이 3배 이상 높아졌다는 데 교육·방역 당국은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

코로나19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방역 2라운드의 출발선에 섰을 뿐이다. 시민과 시설 운영자·자영업자, 정부 모두 책임감을 가지고 역할을 제대로 해야 일상을 조금씩 되찾아갈 수 있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부터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 이상증상 시 검사와 신고, 철저한 실내 환기, 충분한 의료인프라 구축 등이 빈틈없이 함께 가야 한다. 일상회복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일은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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