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늦었지만 2주간의 강력한 멈춤으로 일상회복 재개해야

18일부터 전국적으로 사적모임이 최대 4명으로 제한되고, 식당·카페 영업시간이 밤 9시까지로 줄어드는 등 거리두기 강화조치가 발표된 16일 코로나19 치료 전담병원인 서울의료원의 감염환자 전용통로로 중환자의 이동식침대가 들어가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18일부터 전국적으로 사적모임이 최대 4명으로 제한되고, 식당·카페 영업시간이 밤 9시까지로 줄어드는 등 거리두기 강화조치가 발표된 16일 코로나19 치료 전담병원인 서울의료원의 감염환자 전용통로로 중환자의 이동식침대가 들어가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정부가 16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시작한 지 45일 만에 일상회복을 멈추는 거리 두기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18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전국적으로 사적모임 인원을 4명으로 제한하고, 각종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9~10시까지로 단축하는 것이 골자다. 방역패스 적용시설을 확대하고, 식당이나 카페에서 사적모임을 할 때 방역패스 예외 사유가 없는 미접종자를 1인까지 허용하던 방침도 없앴다. 수도권의 모든 학교와 비수도권 과대·과밀학교는 전면 등교를 중단한다.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본다.

이번 비상조치는 지난달 1일 위드 코로나에 들어갈 당시, 향후 상황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던 데 따른 필연적 결과다. 하루 신규 확진자 1만명까지 대응여력이 된다던 정부의 호언과 달리, 확진자 5000명대부터 의료붕괴의 경보가 울렸다. 지난달 말부터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며 강력한 거리 두기를 촉구했음에도 정부는 안이한 판단으로 시간을 흘려보냈다. 이달 3일에야 모임 인원을 수도권 6명·비수도권 8명으로 줄이는, ‘특별’이라고 할 수도 없는 ‘특별 방역대책’을 발표했지만 이후 상황은 악화일로였다.

현 상황은 참담하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 달 반 동안 발생한 환자가 지난 2년간 누적 환자의 32%에 이른다. 한 달 반 동안 사망자는 전체 누적 사망자의 36%나 된다. 위드 코로나 이전 300~400명이던 위중증 환자는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병상 대기 중 사망자가 속출하는, 문자 그대로 참사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결국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위중증 환자 증가를 억제하지 못했고, 병상 확보 등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16일이라는 시간을 벌었지만 막연한 낙관은 금물이다. 비상한 각오 없이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따름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유행이 커질 경우 일일 확진자가 이달 중 1만명, 다음달 2만명까지 늘어나고 위중증 환자도 1800~1900명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어렵게 결정한 한시적 멈춤은 시민의 귀중한 일상을 희생한 대가다. 촌음을 아껴 최대한의 효과를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추가접종 확대와 거리 두기 준수, 의료여력 확충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역당국은 모임 인원 제한 축소 등 추가 방역조치가 필요할 경우 머뭇거리지 말고 즉시 시행하기 바란다. 국회는 ‘선 지원, 후 정산’ 방식의 손실보상법 시행령 개정 등 두꺼운 손실보상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시민들도 고통스럽지만 추가접종과 일상의 멈춤에 힘을 보태야 한다.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우울한 연말이지만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서로 격려하며 견딜 때만 일상회복에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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