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팎으로 경기 위축 조짐, 충격 줄일 대책 마련 서둘러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두 달 연속 한국 경제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은 지난달부터 증가세가 확연하게 꺾였다. 방역조치가 재차 강화된 지난달부터 국내 소비도 감소하는 등 수출과 내수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KDI는 9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었으나, 최근 방역조치가 다시 강화되고 대외 수요의 개선세가 약화하면서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는 물가 오름세와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및 긴축 예고에 이어 경기 위축 조짐까지 겹악재에 직면했다.

최근 경제지표는 대부분 하방위험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해 수출이 6445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였지만 12월만 놓고 보면 증가율이 절반 가까이 추락했다. 원자재값 상승에 따라 수입가격이 급등하면서 무역수지는 20개월 만에 적자(5억9000만달러)를 냈다. 내수 부진도 뚜렷해 12월 소비심리지수가 전달보다 3.7포인트 떨어졌고, 같은 달 신용카드 매출도 부진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곳을 조사해 이날 발표한 올해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전 분기보다 3포인트 하락한 96으로 집계됐다. 100 이하는 올해 1분기 경기를 지난해 4분기보다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미국이 이르면 3월쯤 돈줄 조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이틀 연속 달러당 1200원대로 뛰어올랐다. 과거에는 환율이 오르면 수출에 유리하다고 여겼지만 지금은 다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물가불안을 더 부추길 수 있다. 당장 오는 1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제여건 변화에 가장 큰 충격을 받는 것은 경제약자들이다. 금리가 오르고 수출과 내수가 침체해도 대기업과 자산가는 나름대로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서민은 오랜 기간을 버티기 어렵다. 판로가 한정적이고 자금사정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닥칠 수 있는 위기에 대비해 경제 취약계층을 배려하는 정부의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 서민 가계와 자영업자 등도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겠다는 자구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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