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첫 대선 TV토론 시청률 ‘역대 2위’ 기록이 말하는 것

정의당 심상정·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4자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의당 심상정·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4자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3일 열린 대선 후보 4인의 첫 TV토론 시청률이 4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지상파 방송 3사가 생중계한 ‘2022 대선 후보 토론’의 채널별 시청률은 KBS 19.5%, MBC 11.1%, SBS 8.4%로 조사됐으며, 합하면 39%(전국 기준)에 이른다. 1997년 15대 대선 토론회 당시 55.7%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라고 한다. 비호감 대선판의 이례적 시청률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네거티브 공방에 가려져온 후보들의 자질과 식견, 국정운영 철학을 직접 보고 들으며 검증하려는 유권자들의 열망이 드러난 것이다. 주요 정당과 후보들은 높은 시청률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토론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각 당은 토론 다음날인 4일 자당 후보가 토론에서 우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유능함이 드러났다고,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가 지도자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후보의 토론 이해도가 제일 높았다고, 정의당은 심상정 후보가 대선을 정책과 비전 경쟁으로 바꾸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야의 자화자찬은 의미도 없고 적절하지도 않다. 높은 시청률은 국민들이 각 후보와 정당의 네거티브 공방에 얼마나 지쳐 있었는지 역설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각 당은 그동안 진흙탕 선거전으로 국민들을 피로하게 만든 것에 대해 자성하고, 더 나은 선거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다짐해야 옳다.

기록적 시청률은 유권자들이 더 많은 정책 비교의 장을 갈망한다는 증거다. 후보들은 이 같은 민심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실제 TV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부동층이 30%에 이른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최근 발표된 바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TV토론이 오는 21일부터 세 차례 예정돼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추가 4자 토론이 오는 8일 열리게 된 것은 환영할 만하다. 각 당과 후보들은 남은 기간 동안 형식과 주체에 얽매이지 말고, 다자든 양자든 다양한 토론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4자 토론이라면 시간을 3시간 이상으로 늘리거나, 번갈아 양자토론을 함으로써 좀 더 충실한 토론을 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후보들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토론을 수용하거나 회피해선 안 된다. 토론 참여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후보의 ‘의무’임을 새겨야 한다. 이참에 선관위 주관 TV토론 횟수를 제도적으로 늘리는 방안도 여야와 선관위가 적극 협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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