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뒤바뀐 여야, 협치 복원이 우선이다

윤석열 정부가 10일 출범하면서 여당과 야당도 5년 만에 자리를 바꿨다. 그동안 문재인 전 대통령 정부를 줄기차게 비판해온 국민의힘은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이 됐고, 더불어민주당은 권력을 내놓고 야당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공수를 교대한 여야의 국회 의석수가 여소야대이다. 109석의 여당이 168석의 야당을 상대하면서 정국을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다. 협치의 묘를 살리면서 국정을 풀어나가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여소야대 구도는 첫발부터 난제를 만났다. 새 여당은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과 ‘반쪽 내각’ 상황부터 풀어야 한다. 정국 경색은 국민의힘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의 협상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의총에서 인준받은 합의안을 파기한 것이 발단이다. 게다가 이런 일에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개입했다. 이 일로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이 청와대의 출장소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공수표가 되어버렸다. 이 상황에서 여권이 할 수 있는 일은 국회 운영의 원칙을 재정립하는 것이다. 당이 앞장서고 대통령·정부가 지원한다는 점을 야당에 약속하고 여야 협치의 물꼬를 터야 한다. 이는 역대 정부의 사례에서 확인된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다면 협치는 당분간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국정운영과 하반기 국회 원구성 등 현안은 난기류에서 헤어나오기 어렵다.

민주당의 책임 또한 가볍지 않다. 여권의 권력남용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민생과 외교안보 등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데서는 협조해야 한다. 국내외적으로 경제·안보가 동시에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민주당이 다수 의석만 앞세운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다. 시민들은 여권뿐 아니라 거대 야당의 책임도 묻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은 입법 주도권을 통해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정권이 5년 만에 교체되고, 대통령 집무실도 정부 수립 후 74년 만에 새로 자리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을 앞두고 민주당이 합의를 깨고 법사위원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여야가 함께 민생 문제 해결에 주력해도 될까 말까 한 상황이다. 여야는 당장 협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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