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3개국 순방, 외교 이벤트 넘어 실질 성과 내야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8일부터 5박7일 동안 영국과 미국, 캐나다를 차례로 방문한다고 대통령실이 12일 밝혔다.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이은 두번째 해외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뒤 미국 뉴욕으로 이동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후 캐나다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양자회담을 한다. 윤 대통령은 유엔 방문을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다. 북한의 핵무력 정책 법제화와 7차 핵실험 가능성,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굵직한 현안들이 윤 대통령 앞에 놓여 있다. 의례적 외교 이벤트를 넘어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대북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비핵화를 촉구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를 할 경우 경제지원을 한다는 내용의 ‘담대한 구상’은 이명박 정부 당시 실패한 ‘비핵·개방 3000’의 복사판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북한 측으로부터도 거부당했다. 그런 만큼 윤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호응을 이끌어내려면 보다 정교한 제안과 구체적 액션플랜을 유엔 연설에서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한국산 전기차 차별 논란을 일으킨 IRA 문제도 국익과 직결된 시급한 현안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회담이 성사된다면 윤 대통령은 전기차 이슈가 개별 한국 기업의 문제를 넘어서 한·미 동맹 차원의 신뢰 문제임을 설득하고, 해결을 강력히 촉구할 필요가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이 이뤄질 경우, 현안인 강제동원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길 기대한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순방의 의미로 ‘가치외교’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여왕 국장에 참석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들과 만나 연대를 추구하고, 유엔총회 연설에선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한국의 역할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미·중 갈등이 첨예한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인식하고 국익을 고려한 신중한 외교를 펴는 일이다. ‘외교는 총성 없는 전쟁터’라는 금언을 새기고 또 새겨야 한다. 대통령실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때처럼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비선 보좌’ 논란 등이 재연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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