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책연구기관 모두 부정적 의견 낸 설악산 케이블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자연의 원형이 최우선적으로 유지·보전돼야 하는 공간에, 자연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큰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강원 양양군이 지난해 말 환경부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서에 대한 전문기관 검토 의견으로,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국립공원공단·국립생태원·국립기상과학원도 부정적 의견을 제출했다. 국책·전문기관들이 이 같은 의견을 밝힌 것은 설악산 케이블카가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는 판단으로 볼 수 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이번 재보완서가 기존 환경영향평가서보다 지형 훼손을 증가시키는 계획이라며 백두대간 핵심 구역이 과도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기관들도 국립공원 훼손 면적 증가, 멸종위기종 산양 등 법정보호 동식물 서식지 파괴 등을 우려하며 보호대책이 미흡하다고 했다. 강풍에 대비한 안전 대책이 부실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앞서 장기간 논란이 거듭돼온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조속 추진’을 내걸며 속도가 붙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반드시 진행되도록 환경부에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다음달 중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화진 장관은 “전문기관 검토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기관 의견은 명확하다. 환경 훼손이 심각한 만큼,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부동의’하는 것이 순리다. 다른 이유를 끌어들여 최종 허가를 내주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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