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탈당파 제3지대, 이합집산 원칙·비전 분명히 밝히라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 상식’의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왼쪽부터)이 10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 상식’의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왼쪽부터)이 10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이 10일 탈당했다. 11일 이낙연 전 대표도 탈당 회견을 예고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세력의 일부 이탈을 필두로, 4월 총선을 석 달 앞두고 여의도 정치판에 본격적인 이합집산이 시작됐다.

탈당한 세 의원은 “미래로 가는 개혁대연합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를 비롯해 박원석·정태근 전 의원 등과 함께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울 거라는 얘기가 들리고, 이준석·양향자·금태섭 신당 등과 함께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 결속력이 강할지 느슨할지 봐야 하지만, 22대 총선에서도 어김없이 제3지대 신당 플랫폼이 등장했다.

올해 제3지대 스펙트럼은 국민의힘·민주당·정의당 탈당파까지 다양하다. 외교안보·경제·이념·노동·차별·젠더 등의 핵심 이슈만 해도 도통 공통분모가 잡히지 않는다. 오로지 비윤(비윤석열)·비명이라는 기치만 있을 뿐이다. 또 공천 갈등·우려 끝에 신당 행보를 한다는 합리적 의심도 지울 수 없다. ‘새 정치’ ‘다당제’같이 제3정당의 눈에 익은 기치 말고는 보여준 게 없다는 냉정한 선택지 위에 서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제3지대의 화두와 출발선은 21대 국회와 거대 양당에 대한 국민적 불만일 테다. ‘용산 출장소’로 전락한 여당과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민주당은 불통·정쟁의 정치로 일관했다. 가장 큰 책임은 ‘검사공화국’을 만들고 협치를 무시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 여도 야도 강성 팬덤에 휩쓸린 정치는 급기야 야당 대표가 테러를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대표는 10일 퇴원하면서 “증오·대결의 정치를 끝내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그 말이 여야의 리더십과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제3정당 앞에는 가시밭길이 깔려 있다. 무분별한 합종연횡과 낙천자 집합소가 된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개혁신당이 두 차례 방송·교육 공약을 발표했듯이 비전 제시가 뒤따라야 한다. 공약도 어정쩡하고 핵심 현안·정책 입장도 뚜렷하지 않으면, ‘총선용 떴다방’으로 전락할 수 있다. 역대 제3당은 총선 때만 반짝했을 뿐 기존 정당에 흡수돼 자멸한 흑역사가 있다. 총선 이전 내건 원칙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거대 양당 사이에서 꿋꿋이 다당제와 새 정치의 싹을 틔우며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치는 제3지대 정당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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