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예술경영지원센터

‘아트테크’와 ‘에듀테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목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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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펜데믹이 전 세계를 휩쓴 지 2년.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우리 삶은 급속도로 변화했다. 비대면이라는 지극히 한정된 범위 안에서 예전의 삶을 이어가기엔 어려움이 컸으나,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역시 쏟아졌다.

고도화된 첨단 기술은 언제 어디서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바깥에 나가지 않아도 실제로 거기에 있는 것 같은 수많은 가상 세계를 구축했다. ‘메타버스’라는 낯선 개념이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언급하는 주요 아젠다가 되었고, 기존 생활양식에 기술이 융합된 각종 플랫폼 서비스는 젊은 스타트업의 주요 사업 테마가 되었다. 또한 ‘언택트’ 문화로 인한 전방위적 패러다임의 변화는 투자의 양상마저 새롭게 바꾸고 있다.

■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급부상한 아트테크

‘아트’와 ‘재테크’의 합성어인 ‘아트테크(Art-Tech)’는 말 그대로 미술품 투자로 재테크를 하는 것으로, 최근 안정적이면서 효과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투자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유층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미술품이 이제 새로운 재테크 수단이 된 것.

이러한 변화에는 MZ세대와 코로나19 펜데믹이 있었다. 전 세계 미술관과 갤러리, 경매장이 닫히면서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미술 시장이 온라인으로 옮겨졌고, 이로 인해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의 유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온라인 경매, 아트페어의 온라인 뷰잉, 세계 유수 갤러리의 온라인 전시 등으로 그 동안 진입장벽이 높았던 미술계와 미술시장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이 높아진 점과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는 공동구매 방식의 투자 및 절세 혜택 역시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이러한 이유로 펜데믹 이후 막대한 유동성이 부동산과 주식, 가상자산을 거쳐 미술시장으로 유입되었다는 분석이다.

미술품 분할 거래 플랫폼 아트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공동구매액이 11월 기준 155억 원에 이르렀으며, 지난 3년 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한 국내 미술품 공동구매 전체 시장은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아트테크 시장의 확장에 대해 킹슬리벤처스 김주연 책임심사역은 “예술은 대중의 인정을 바라면서도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 하지 않는 양면성을 가진 장르였고, 이러한 모순 덕분에, 소수가 지식과 이윤을 독점할 수 있었다”라며, “현재의 아트테크는, 미술시장의 주도권이 대중으로 변화하는 시발점을 제공한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대중이 가치에 대한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 유동성을 공급하고 가치를 만드는 능동적 역할로 참여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오랫동안 변화가 없었던 미술시장에 새로운 밸류체인과 기회를 창출하는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 미술시장을 선도하는 아트테크 기업

이렇게 미술품 투자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 데에는 최근 2,3년 사이 등장해 큰 성과를 이룬 미술품 분할 소유권 거래 플랫폼의 활약이 컸다.

미술품 분할 소유권 거래 플랫폼은 ‘마스터웍스’를 중심으로 ‘메세나스’, ‘아트스퀘어’ 등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시작됐다. 특히 2017년 설립한 마스터웍스는 투자자들이 유명 작가의 소유권을 분할해서 살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 최초의 기업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미술작품과 작품확인서(사진 제공: 열매컴퍼니·아트앤가이드)

미술작품과 작품확인서(사진 제공: 열매컴퍼니·아트앤가이드)

마스터웍스의 성공에 이어 국내에서도 2018년부터 ‘아트앤가이드’, ‘아트투게더’, ‘테사’ 등의 미술품 분할 소유권 거래 플랫폼이 등장했다. 온라인 플랫폼 아트앤가이드와 오프라인 아트라운지 취화담을 운영 중인 ‘열매컴퍼니’는 2016년 창업해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국내 대표 아트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중섭,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쿠사마 야요이, 파블로 피카소 등 국내외 유명작가의 소유권을 분할·소액 판매하며 지분 보유 인증방식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안정성과 보안성을 높였다. 아트앤가이드에서 지난 7월 공동구매를 진행한 문형태 작가의 (2017)는 2100만 원에 매각돼 600%의 수익률을 거두기도 했다. 2021년예술경영지원센터의 <예술로 투자>에서 성장기업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데 이어, 열매컴퍼니는 시리즈A 편딩으로 92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블루칩 미술품 재테크 서비스 플랫폼 ‘테사’(사진 제공: 테사)

블루칩 미술품 재테크 서비스 플랫폼 ‘테사’(사진 제공: 테사)

한편 2019년 출범한 테사는 디지털 분할 소유권을 통해 누구나 원하는 만큼 블루칩 미술품 재테크를 할 수 있게 서비스하는 온오프 통합 플랫폼이다. 소유권 분할 판매를 진행한 뱅크시의 이 3분 만에, 데이비드 호크니의 은 4분 만에 완판된 바 있다. 테사 역시 보유자 확인과 거래내역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자본금 18억 원에서 시작한 테사의 기업 가치는 투자가 늘면서 현재 16배 이상 상승한 300억 원에 이르며, 지난 5월에는 12억 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 교육에 첨단 기술을 결합하다

아트테크와 함께 코로나19 시국에 급성장한 분야인 ‘에듀테크(Edu-Tech)’는 교육과 4차 산업혁명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개념으로 인공지능, 가상현실, 빅데이터, 스마트 디바이스 등 첨단기술을 다양한 교육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기술을 통해 학습 효율의 극대화는 물론 사교육비와 같은 교육계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기대되고 있다.

에듀테크는 미국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이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많은 지역에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등교를 대신한 온라인 수업 등을 통해 교육 공백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공교육 분야에 디지털 기술이 필연적으로 접목되면서 이와 함께 에듀테크 기업들에게는 새롭고 거대한 무대가 열린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 듀 리서치는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2020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8.1%로 성장, 2027년에는 2852억 300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게 에듀테크 시장의 빠른 성장은 스마트 기기의 확산과 인터넷 보급으로 인한 인프라가 이미 완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원활한 소통과 교육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킹슬리벤쳐스 김주연 책임심사역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요를 보완할 수 있는 에듀테크 기업들은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해당 기간 동안 비대면 수요에 대한 공급의 부족은 공급자의 협상력(Bargaining Power)을 향상시켰으나, 이후에는 다시 소비자에게 그 주도권이 돌아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소비자의 판단은 지속 가능한 서비스와 그렇지 못한 서비스에 대한 일종의 조정을 불러올 것이며, 이에 선택 받거나 새로운 수요를 획득하는 기업은 지속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예술 교육과 만난 에듀테크

에듀테크 기업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맞춤형 학습 서비스, 게임 기반 학습, 외국어 교육, 코딩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있다. 그 중 대면 교육으로만 이루어지던 예술 분야 레슨까지 에듀테크를 통해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것이 눈여겨볼 점이다.

인공지능 음악교육 서비스 ‘씨썸’(사진 제공: 주스)

인공지능 음악교육 서비스 ‘씨썸’(사진 제공: 주스)

‘㈜주스’의 경우 기존 음악 교육에서 교사가 학생을 1:1로 가르치는 오프라인 도제식 교육을 비대면 형식으로 대체했다. 주스는 사용자 데이터 분석 기반의 인공지능 음악교육 서비스인 ‘씨썸(Cisum!)’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영유아 대상 음악교육 어플리케이션인 ‘안녕도도’도 출시했다.

그 중 안녕도도는 캐나다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기존 청음 교육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해줄 혁신적인 웹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9년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의 유치를 받은 바 있다.

AR동화책(사진 제공: ㈜창의발레소예)

AR동화책(사진 제공: ㈜창의발레소예)

한편 ‘㈜창의발레소예’는 어린이들이 가정,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발레 동화 콘텐츠를 개발·서비스하고 있다. 인터렉티브한 체험 콘텐츠 ‘신데렐라’,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인형’,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명작 발레 작품을 증강현실 기술로 구현해 아이들의 흥미와 몰입도를 높인다. ㈜창의발레소예는 초기창업기업전문 투자사인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와 투자 유치 계약 체결을 맺으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상상력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인류사를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다시 나눠야 할지 모른다는 뉴욕타임즈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말은 무척 의미심장하다.

길고 가혹한 펜데믹에 대항하고 극복하려는 과정 자체에서 우리는 어떤 깨달음을 얻었다. 그동안 간과했던 수많은 사회적 모순, 과제들과 마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환경, 기후, 다양성, 불평등과 같은 키워드가 전 지구적 이슈로 떠올랐고, 익숙한 것들을 새로이 다시 보는 변화의 물결이 어느 곳에나 흐르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아트테크와 에듀테크도 기존의 상식을 전복시키며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천문학적 가치를 자랑하는 거장의 작품을 수많은 이들과 함께 소유할 수 있는, 그리고 상위 계급의 소수만이 누렸던 고급 예술이 디지털이라는 매체를 통해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세상. 예전에는 미처 상상하지 않았던 가능성들이 어엿한 현실이 되어 다가오고 있다.

이는 커다란 기회이기도 하다. 뜻을 이제 막 펼치려는 창업가와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 모두에게, 다가오는 ‘AC(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어느 때보다 상상력이 필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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