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남성 위주 체육시설 개선해야” 20·30 여성 공략

“특별히 노력할 것” 여성 표심 만회 나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상암농구장에서 2030 여성들과 여성에 맞게 규격과 규칙이 조정된 농구와 흡사한 생활체육 ‘넷볼’ 경기를 체험하기 전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1일 20·30대 여성들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여심 잡기에 나섰다. 그동안 지지율이 약세를 보였던 20·30대 여성층을 집중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고양시 상암농구장에서 20·30대 여성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넷볼 경기에 직접 참여했다. 농구와 비슷한 넷볼은 패스로만 공을 옮겨 득점하는 스포츠로, 영국에서 여성 전용으로 시작됐으며 국내에도 여성 동호인이 많은 편이다. 이 후보는 경기를 마친 뒤 여성 동호인들과 “성평등한 일상, 성평등한 운동장” 구호를 외치며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이 후보는 경기 이후 이들과의 간담회에서 “여성 청년들이 남성·장년 중심사회에서 배제된 측면이 있다. 앞으로 특별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성들을 위한 공공체육시설 개선도 약속하고 여성 참가자들의 건의사항에 일일이 답변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야외 생활체육시설이 남성 위주로 설계돼있다. 여성들은 공공시설이 친여성적이지 않아 시설을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며 공공체육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한 참여자가 ‘성차별과 성폭력이 없어져야 여성들이 체육활동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성차별이나 성폭력이 심한 영역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체육계”라며 “경기도 전수조사를 했는데 상당히 비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하게 폭력 문화, 군대 문화가 있고 여성 입장에서 현실적 피해로 나타난다”며 “옛날 말로 ‘빠따(몽둥이) 친다, 군기 잡는다’ 이게 계속 이어져 온 것이다.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가 20·30대 여성들을 시작으로 여심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그동안 여성 표심에 약했던 것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여배우 스캔들, 형수 욕설 등 악재를 딛고 적극적으로 여성 정책·공약을 발표해왔다. 당 대선 경선 때에는 여성인권 전문가인 권인숙 의원을 영입해 여성 정책을 전담하는 조직인 ‘여성미래본부’를 출범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할 여성 인사들의 규모와 면면 등과 관련해 “골간을 만들 때는 아무래도 다선 의원을 배제할 수 없고, 원팀·드림팀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영역 분들이 많이 참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골간 구조가 만들어지면 세부 측면에선 정책 과제, 소외 영역을 각별히 배려하고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심 표심에 대해선 “마음잡기라는 게 억지로 한다고 되겠냐”라면서 “장애인도, 노동자도 만나고 청년 일부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이들 모두) 뺄 수 없다. 생활의 여러 영역을 앞으로 끊임없이 보게 될 테니 그 중의 일부로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