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사적 이용, 막말 극우인사 행사에 지출···김승희, 의원 시절 ‘정치자금’ 사용 내역보니

윤승민 기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20대 국회의원 시절 정치자금 사용 내역을 두고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자금을 사적으로, 혹은 부적절하게 사용한 내역들이 확인되면서 김 후보자가 공직 후보자로 적절하냐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는 것이다.

■관용차 인수도, 남편 차 보험료도 정치자금으로 지급

12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6년 7월 ‘공무차량 보험가입’ 명목으로 정치자금 83만170원을 지출했다. 의정활동에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보험 대상 차량은 김 후보자 남편의 차량으로 계약기간은 1년이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2017년 2월 의정활동용 렌터카를 구했음에도 남편 차량의 남은 계약기간(2017년 3~7월) 보험료는 환급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자금으로 남편 차량 보험료를 대신 낸 것이다.

김 후보자는 2017년 구한 의정활동용 렌터카를 자신이 인수하면서도 사실상 정치자금을 쓴 것이 드러나 이미 논란이 된 바 있다. 그해 2월 렌터카 계약시 냈던 보증금으로 1857만원을 냈는데, 렌터카를 인수하기로 하면서도 보증금을 반납한 내역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복지부 인사청문준비단 측은 설명자료를 내 “실무진의 착오였다”며 “잘못 지출된 정치자금을 반납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보험료를 환급받지 않은 것도 ‘실무진의 착오’라는 게 복지부 측 입장이다. 그러나 정치자금 지출 후 이를 돌려받지 않다가, 문제로 지적받은 뒤에야 해명에 나선 것은 ‘단순 착오’가 아닐 수 있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임기 막판 5100여만원 몰아서 지출

김 후보자는 의원 임기 막바지인 2020년 3월6일~5월29일 정치자금 5100여만원을 일시에 지출하기도 했다. 총선 직후인 그해 5월 의원실 보좌진으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50만원에서 100만원씩 11회에 걸쳐 총 808만원을 일시에 전했다. 총선이 있던 4월에는 자신이 속한 미래통합당의 동료 의원 4명에게 후원금을 각 100만원씩 전달했다. 그해 3~5월에는 간담회로 총 866만9560원을 쓰기도 했다.

임기를 마친 뒤 김 후보자가 반납한 정치자금은 한 푼도 없었다. 3월초 21대 총선 공천이 무산된 뒤 남은 정치자금을 모두 소진한 것이다. 복지부 측은 “정치자금 집행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하지만 공적인 의정활동을 위해 받은 후원금을 국고에 반납하지 않고 자신과 측근을 위해 모두 써버린 것이 공직 후보자로서 적절했느냐는 비판도 들어야 했다.

■‘막말 전력’ 후보자… ‘막말 인사’ 참여 행사에도 정치자금

이 밖에 김 후보자는 2016년 8월 자유경제원(현 자유기업원)이 주최하는 ‘지식탐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정치자금 35만500원을 지출했다. 당시 자유경제원은 ‘공부휴가, 늦여름의 지식탐험’이라는 2박3일 행사를 개최했다. 해당 행사는 여러 인사들이 강연 및 식사를 한다고 소개돼 있는데, 설화를 일으켰던 극우 성향 인사들이 포함됐다.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국무총리로 지명됐다가 ‘친일 발언’이 문제가 돼 자진사퇴했던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 대표적인 뉴라이트 학자로 “위안부의 성노예화는 없었다”고 주장해온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1990년대 ‘주사파 발언’ 등 색깔론을 주장했던 고 박홍 전 서강대 총장, 해방 후 친일파 청산을 “소련의 지령”이라고 한 이인호 전 KBS 이사장 등이 강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후보자도 2019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게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막말 전력’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는 김 후보자가 21대 총선 때 공천을 받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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