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세대 발굴” 공론화…민주당 세대교체 시동

박홍두 기자

당 최대 정책그룹 ‘더미래’
전대서 제3의 인물 지원 뜻

“나이로 구분” 일각 반대에
새 비전 제시 여부도 관건

더불어민주당에서 ‘97세대(1990년대 학번·1970년대생)’로의 세대교체론이 떠오르고 있다. 당내 최대 정책그룹인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이 “다르게 생각하고 새로운 구상을 갖춘 세력과 인물이 부상할 수 있어야 한다”며 97세대 인사들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유력 당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재명 의원과 전해철·홍영표 의원 등이 아닌 제3의 인물을 내세우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일부 계파 의원들과 중진들은 “나이로 자르는 인위적 교체는 쇄신이 아니다”라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 세대교체 바람이 커질 경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 41명은 16일 성명을 내고 “이번 전당대회는 시대 변화를 반영한 가치와 철학, 당 노선을 재정립하는 전기가 돼야 한다”며 “‘개선’으로는 국민의 재신임을 받을 수 없다. 혁신의 핵심은 새로움”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연이은 선거 패배를 언급하면서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가치와 의제, 인물의 부상을 통해 당을 바꿔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우리가 먼저 줄탁동시(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고사성어)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더좋은미래가 새로운 얼굴을 찾아나서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것은 유력 당대표 후보가 아닌 제3의 후보를 찾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더좋은미래 소속 한 의원은 “선거 패배 책임이 있고 계파 수장급인 유력 후보들이 나선다면 민심이 다시 절망할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인물로 쇄신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 판도도 들썩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선 그룹인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전재수 의원과 원외인사인 김해영 전 의원 등 이른바 97세대 인사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당내에선 이들이 전당대회에 뛰어들 경우 이재명·홍영표·전해철 의원 등 유력 주자들에 대한 견제 여론에도 불을 지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86그룹’(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과 2030세대의 중간층인 이들이 새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들이 경쟁력이나 대안 제시 능력을 통해 부상한 것이 아니라 친이재명·비이재명계 간 경쟁·갈등 구도와 86그룹 용퇴론 사이에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전당대회에 유력 후보들이 불출마하고 이들이 나서더라도 계파 대리전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인 안규백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청년 정치인들의 도전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면서도 “당의 가치를 발전시킬 비전만 있다면 나이나 선수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인위적으로 조정하면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들이 기대감을 채울 내용을 보이지 않는다면 물리적 물갈이식 세대교체론과 다를 바가 없다”고 꼬집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당 상임고문들과 간담회를 하고 위기 극복과 쇄신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간담회에는 권노갑·김원기·문희상·박병석·이용득·이용희·정동영 상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상임고문들은 당이 계파 논리에 매몰돼 갈등과 분열을 거듭해 선거 연패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희상 고문은 “책임 문제를 분명하게 규명하는 게 민주정당의 기본”이라며 ‘이재명·송영길 책임론’을 공개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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