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강욱 징계 논란에 '자중지란'···우상호 "자제 촉구"

탁지영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법무법인 인턴 경력 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법무법인 인턴 경력 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강욱 의원이 받은 당원자격 6개월 정지 징계가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으로 비화했다. 최 의원이 당 윤리심판원 처분에 불복하자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재심 청구를 철회해야 한다”며 “처럼회 의원들이 부끄럽다”고 밝혔다. 당내 강경파 모임 ‘처럼회’에 최 의원과 같이 소속된 김남국 의원은 “팬덤에 취한 건 오히려 박 전 위원장”이라며 맞받았다. 지지층 간 갈등으로까지 번지자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장문의 반박글로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부정하면서 재심 신청을 하고 당을 깊은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는 최 의원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썼다. 최 의원은 전날 SNS에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대해 재심신청 절차를 통해 사실과 법리에 대한 추가적인 소명과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도 처럼회를 비판했다. 그는 “징계가 잘못됐다고 부정하고 윤리심판원 위원들의 얼굴을 공개하고 인신공격을 퍼붓는 ‘처럼회의 좌표부대’들이 부끄럽다”며 “검수완박, 성희롱 비호, 한동훈 청문회 망신으로 선거 참패를 불러놓고도 단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오히려 저를 공격하는 처럼회 의원들도 부끄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이 강성 팬덤을 업고 반성과 쇄신을 거부하는 처럼회를 극복하고 혁신의 길로 가야 한다”고 했다.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김남국 의원은 CBS 라디오에 나와 “팬덤에 취한 건 오히려 박 전 위원장 아닌가”라며 “본인은 팬덤에 취해서 춤추면서 남한테 팬덤에 취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모순적인 주장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금 (박 전 위원장이) 말하는 걸 보면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보다 아집에 갇혀 있는 모습이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용민 의원은 SNS에 “다른 영역에서 다른 의미의 ‘레드 콤플렉스’가 활개를 치고 있다”며 “동료 의원을 제명시키는데 왜 제명시키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이유를 설명하면 2차 가해라고 한다”고 했다. 장경태 의원도 “당원권 정지는 매우 무거운 중징계”라며 “어떤 기준·근거에서 중징계인지 분명히 알려달라”고 했다.

우상호 위원장은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우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 문제로 당내 구성원들이 찬반으로 나뉘어서 분란을 다시 또 시작하는 모습은 국민들이 볼 때 바람직한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자제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 징계를 둘러싼 논란이 처럼회 해체 논쟁과 팬덤정치를 둘러싼 혁신 문제와 맞물리며 자중지란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선거 패배 이후 혁신·쇄신해야 한다는 반성이 줄기차게 나왔음에도 도돌이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난이 비대위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윤리심판원 위원이 일치된 의견으로 확인한 사실 앞에 더 이상 침묵하거나 외면하지 말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사과는 신속하고 분명해야 하며 사족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윤리심판원으로부터 징계 결정문을 통지받고 일주일 안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 윤리심판원은 신청 접수 후 60일 이내 재심을 기각할지 인용할지에 대해 결정한다. 당내에선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을 경우 재심 신청이 기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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