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세연 첫 공론화부터 윤리위 결정까지 ‘이준석 성비위 논란’ 7개월

유설희 기자

‘성비위’ 진위 아닌 ‘증거인멸교사’로 윤리위 회부

김철근의 ‘7억원 각서’, 이 대표 지시 여부가 핵심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난 4월21일 이준석 대표의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하며 공개한 징계 사유는 “증거인멸교사 의혹 관련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다. 핵심 쟁점은 이 대표가 성비위를 저질렀는지 여부가 아니라 성비위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김철근 당대표실 정무실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는지 여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리위는 성비위 여부가 아닌 증거인멸 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성비위 의혹이 처음 불거진 건 지난해 12월27일이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대표가 2013년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통해 대전의 한 호텔에서 두 차례에 걸쳐 성비위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당대표실 측은 언론 공지를 통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29일 가세연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같은 날 가세연은 이 대표의 성비위 의혹을 당 윤리위에 제소했다. 가세연은 지난해 12월30일에는 이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당 윤리위가 이 대표의 성비위 의혹에 대한 징계 절차 불개시 결정을 내리면서 논란은 잠잠해진 듯했다.

가세연이 지난 3월30일 유튜브를 통해 성비위 증거인멸교사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면서 논란이 다시 시작됐다. 가세연은 김철근 실장이 지난 1월 김성진 대표 측 장모 이사를 만나 한 피부과 병원에 7억원의 투자 유치를 약속하는 각서를 써주는 대신 ‘성비위가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가세연이 공개한 이 대표와 장 이사 통화 녹취를 보면, 이 대표가 “장 이사님, 그럼 제가 내일 사람을 대전으로 보낼게요 아침에” “좀 만나주시고, 상황을 저희가 좀 파악할 수 있도록”이라고 말한다. 김 실장과 장 이사의 통화 녹취도 공개됐는데, 김 실장은 장 이사에게 “우리 사장님 좀 뵈려고 대전으로 출발했습니다. 대전까지 가면 2시간 정도는 걸릴 것 같은데 가면 좀 뵐 수 있을까요”라고 말한다.

김 실장은 이 대표가 지시한 것이 아니라 혼자 결정해서 7억원 각서를 써준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실장은 지난 6월13일 KBC에 출연해 왜 각서를 써줬냐는 진행자 물음에 “당대표의 그런 문제들이 언론에 나간다고 했을 때,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선거에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대표 일과 무관하게 작성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4월9일 가세연 강용석 변호사와의 1분가량 통화 녹취를 SNS에 공개하며 맞대응했다. 이 대표는 당시 “강 변호사는 (국민의힘) 복당을 시켜주면, 영상을 내리고 고소·고발을 취하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21일 윤리위가 이 대표의 성비위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윤리위가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이 대표 의혹을 징계 안건으로 회부한 것이 정당한지를 놓고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징계 회부를 당권을 노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의 정치 탄압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6일 YTN 인터뷰에서 “지금 윤리위 해서 당에서 제일 신난 분들은 소위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분들 같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지난달 22일 회의에서 김 실장의 진술을 들었다. 윤리위는 같은 날 김 실장을 징계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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