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 대통령, 민생 거부 말라” 압박···당직개편 시동

김윤나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울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울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양곡관리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디 민생을 거부하지 말아달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외교 실정을 부각하면서 “4월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마저 ‘퍼주기 외교 시즌 2’가 되면 안 된다”고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여야가 따로 없는 만큼 윤 대통령이 즉시 ‘쌀값 정상화법’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주도로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양곡관리법은 쌀 초과 생산량이 평년보다 3~5% 이상이거나 가격 하락률이 5~8% 이상일 때 정부가 초과 생산된 쌀을 의무로 사주도록 규정한다.

이 대표는 “야당이 농촌을 보호하고 식량안보를 지켜낼 방안을 제시했음에도 정부·여당은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반대 입장만 거듭했다”며 “그랬던 정부·여당이 법안이 통과되자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거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불거진 윤 대통령의 외교 실정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울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굴욕외교에 대한 국민의 비판에 귀를 막고 있다”며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정상회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 대표는 “4월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마저 퍼주기 외교 시즌 2가 돼선 절대로 안 된다”며 “반도체 지원법,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같은 우리의 미래가 걸린 외교 현안들이 산적했는데, 제대로 된 외교에 임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기소된 이 대표는 대정부 투쟁 수위를 강화하며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25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리는 ‘대일 굴욕외교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한다.

이 대표는 당 분위기 쇄신과 탕평책으로 당직 개편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이 대표가 호남 몫으로 지명한 임선숙 최고위원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 최고위원의 후임으로는 비이재명계 송갑석 의원(재선·광주 서구갑)이 거론된다. 김의겸 대변인 등 대변인단 일부와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 등이 개편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대표는 이날 울산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선량하고 합리적인 민주당원은 욕하고 협박하는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며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을 뜻하는 은어)과 같은 멸칭을 쓰지 말자. 언론과 상대에게 이용당한다”고 당부했다. 우원식 등 민주당 4선 의원 10명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 지도부는 온·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극단적 집단행동, 법이 정한 범위를 넘는 조롱과 모욕에 대해서 강력한 근절 의지를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의 만류에도 일부 강성 지지자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졌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날 비명계 이원욱 의원의 경기 화성시 사무실 앞에서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소위 ‘수박’들의 분탕질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이 의원의 탈당과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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