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감찬함 전 함장, 대령에서 중령 '강등’···집단 따돌림 사망 병사 보호 못해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부함장도 정직 3개월·진급 취소…당사자들 항소

해군 “병영 내 악·폐습 엄정 조사” 이례적 중징계

강감찬함. 해군

강감찬함. 해군

지난해 해군 강감찬함 소속 병사가 선임병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뒤 사망한 사건 발생 당시 지휘관이었던 함장과 부함장(부장)이 피해자 보호조치 위반 등의 이유로 모두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지휘관이 병사 보호조치 위반 등 행위로 강등 조치를 당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해군은 26일 “지난해 11월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강감찬함 함장 A대령에게 지난달 20일 강등 처분의 중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대령은 중령으로 강등됐다.

해군은 또 “부장 B 중령 진급예정자 역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고 진급이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둘 다 함장과 부장에서 면직됐다. 강등과 정직은 파면, 해임과 함께 중징계로 분류된다. 해군 관계자는 “해당 사건과 관련된 병영 내 악·폐습 전반을 엄정하게 조사해 징계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함장, 부장 등 당사자들은 징계 처분에 불복해 항고한 상태다.

지난해 2월 강감찬함에 배속된 피해자 정모 일병은 지난해 3월부터 당시 선임병의 집단 따돌림과 폭행·폭언 등 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지난해 6월 휴가 중 자택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정 일병은 2020년 11월 어학병으로 해군에 입대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피해자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분석 결과 함장은 지난해 3월16일 피해 사실을 알리고 면담을 요청한 피해자에게 “함장이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해 줄게”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그다음 날 정 일병 보직을 갑판병에서 선임부사관(CPO) 당번병으로 바꾸고 피해자를 다른 승조원실로 옮겼다.

정 일병은 보직 변경 후에도 선임병의 괴롭힘이 계속되자 지난해 3월28일 함장에게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선임들을 마주칠 때마다 구토, 공황발작 등의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며 다시 한번 도움을 요청했지만 함장은 피해자에게 “하기 싫으면 말해라. 그럼 이제 널 도와줄 수 없다”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은 “A 함장에 대해 피해자 보호조치 위반과 관리조치 미이행, 피해자 신상 상급부대 보고 미이행 등의 이유로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부장은 피해자 보호조치 미이행과 피해자에 대한 강압적인 언행 등이 징계 이유였다. 부장은 지난해 4월 초 공황발작 증상을 보인 피해자에게 “잘해 보기로 해 놓고 왜 또 그러냐”며 피해자를 책망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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