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 “북 핵실험 땐 미군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박은경 기자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서 한·미·일 공조 강화 합의

<b>2년7개월 만에 만난 한·미·일 국방수장들</b>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가운데),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과 3국 국방장관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년7개월 만에 만난 한·미·일 국방수장들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가운데),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과 3국 국방장관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3국, 북한 겨냥 “미사일 경보·탐지·추적 훈련 정례화”
이종섭 “3국 연합 군사훈련은 포괄적 수준에서만 논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미·일 3국이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2년7개월 만에 열린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의에서는 미사일 경보 훈련과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 정례화 등 대북 공조 방안에 합의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2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국제사회의 평화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라며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해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3국 간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일본과 진지한 대화를 나눌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억제를 위한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고 한국군 대응 능력을 증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11일 아시아안보회의가 열리는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의을 했다. 3국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논의했다. 이 장관은 “한·미·일 군사훈련은 포괄적 수준에서 논의했다”며 “미사일 경보 훈련이나 추적, 감시 등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3국이 비정기적으로 진행된 미사일 경보 훈련과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사일 경보 훈련은 분기별로 시행돼오다 2018년 이후 비공개적으로 이뤄졌고, 제때 열리지 않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은 미국 주도의 격년제 다국적 해상훈련인 환태평양훈련(림팩)을 계기로 열리는 ‘퍼시픽 드래곤’ 훈련으로 역시 불규칙적이었다. 3국 장관은 추가 조치도 모색하기로 해 북한의 추가 도발에 따라 군사적 압박 범위를 넓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장관은 3국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한·미 군사훈련과 한·미·일 군사훈련은 다르다. 달리 접근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회의에서는 미국의 중국 견제 기조가 반영됐다. 3국 장관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한 정보 공유 등 3국 협력 심화에 의견을 같이했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은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쓰는 표현이다.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미·일 국방 수장의 회동은 2019년 11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후 2년7개월 만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 공조,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러 현안에서 3국 공조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한·미·일 국방장관은 대북 결속은 과시했지만, 한·일 간 안보협력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저공 비행하는 일본 초계기에 대한 한국 군함의 레이더 조사(照射) 논란으로 양국 간 감정의 골이 깊다.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한·일 국방장관 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앞서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선 북한의 핵실험 시 미군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신속히 전개한다는 데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연합훈련 규모 확대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