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속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다…L-SAM 시험 현장 첫 공개

태안 | 유새슬 기자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

여러 고도에서 다층적 요격 가능

내년 체계 개발 후 2025년 양산

서해 중부 해상에서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요격탄이 발사되고 있다. 국방부

서해 중부 해상에서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요격탄이 발사되고 있다. 국방부

발사대에서 솟구친 미사일이 초음속으로 대기권을 뚫고 올라간다. 정점 고도에 달했을 때쯤 새로운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두 번째로 발사된 미사일은 하강하던 미사일을 향해 빠르게 솟아오르더니 이내 불을 뿜으며 레이더에서 사라진다. 고고도에서 적군의 탄도미사일을 정확하게 요격한 국내 독자 개발 요격 체계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이다. 지난달 30일 L-SAM 시험 발사 현장이 최초로 언론에 공개됐다.

L-SAM은 고고도에서 적의 항공기나 탄도탄을 직접 타격해 공중에서 무력화한다.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 안흥 종합시험장을 찾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L-SAM이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핵심 중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강하는 표적탄(파란색 사각형)을 요격탄(초록색 사각형)이 직격하기 직전의 3D 레이더. 빨간색 물체는 엘셈에서 각각 1단, 2단, 페어링이 분리되는 지점을 가리킨다. 국방부

하강하는 표적탄(파란색 사각형)을 요격탄(초록색 사각형)이 직격하기 직전의 3D 레이더. 빨간색 물체는 엘셈에서 각각 1단, 2단, 페어링이 분리되는 지점을 가리킨다. 국방부

KAMD 전력은 요격 고도에 따라 패트리엇 시스템, M-SAM(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가장 높은 고도의 L-SAM 등으로 구성된다. L-SAM이 고고도에서 적군의 미사일을 요격하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M-SAM과 패트리엇 시스템이 2차 요격에 나설 수 있어 다층 방어가 가능해진다. 국과연은 한층 높은 고도를 다루는 L-SAM2도 개발 중이다. 전력화가 이뤄지면 한국도 미국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수준의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적군의 미사일(표적탄) 예상 경로를 설정해 발사된 L-SAM이 비행 중 1단과 2단, 페어링(덮개)을 차례로 분리하고 나면 직격비행체(KV)가 홀로 표적탄을 마주한다. 직격비행체는 자체적으로 표적을 인식해 이동 위치와 방향을 정밀 조정한 뒤 직접 타격한다. 사람의 개입 없이 사물을 인지해 움직이는 일종의 자율 주행 시스템인 셈이다. 국과연 관계자는 “직격비행체를 만드는 기술이 L-SAM의 핵심”이라며 “우리가 독자 개발한 세계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30일 안흥종합시험센터에서 L-SAM의 요격 미사일이 교전 목표지점에서 표적 미사일에 명중하며 요격에 성공하자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국방부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30일 안흥종합시험센터에서 L-SAM의 요격 미사일이 교전 목표지점에서 표적 미사일에 명중하며 요격에 성공하자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국방부

국과연은 이번 시험 발사에서 직격비행체가 표적탄의 탄두가 아닌 추진 기관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과거 탄두를 직격했더니 해상으로 탄피가 너무 많이 쏟아져 수거에 애를 먹었다는 게 이유다.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장은 “어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우리나라 시험장의 여건에 맞게 추진기를 타격하는 것으로 설정했다”며 “실전에서도 목표 지점을 선택해서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고 했다.

국과연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날까지 시험 발사를 총 네 번 진행해 세 차례 성공했다. 올해 시험평가를 마무리하고 2024년 체계 개발을 완료한 후 2025년 양산에 착수, 2020년대 후반에 실전 배치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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