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 고려한 이재명의 ‘차별금지법 줄타기’··· “비겁하다” 비판도

곽희양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와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닷페이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와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닷페이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해야 한다”면서도 “강행처리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하는 진보층 표를 붙잡아두는 동시에 반대하는 일부 중도층과 보수층 반발을 고려한 ‘줄타기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선거 전략상 이해는 하지만 비겁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9일 저녁 공개된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와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저는 해야 한다고 본다. 당연한 얘기다. 당연한 얘기를 선언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렇다고 (민주당이) 다수 의석으로 강행처리해선 안 된다. 갈등이 더 격화될 거다”며 “불합리하게 반대하는 측에 명분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사회적 합의라는 용어를 (법 제정을)미루는 요소로 쓰기도 하지만, 저는 실제로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하는 진보층 표를 붙잡아두면서 이를 반대하는 일부 중도층과 보수층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정치인들 입장에선, 특히 진보진영 입장에선 다수가 찬성하는 일에 반대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물론 특정 영역에서 격렬하게 극단적으로 반대하니까 좀 망설여지는 측면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 선대위 내부는 그동안 차별금지법 제정 찬반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왔다. 선대위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차별금지법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찬성 비율이 높다.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각 지역구의 목사들의 반대를 어떻게 버텨낼 것이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차별금지법은 관련 공청회 등을 열면서 민주당이 계속 쥐고 있어야 하는 이슈”라면서도 “각 지역구에서 보수 기독교계의 반발은 선거에 악재”라고 말했다.

선대위 내부에선 차별금지법 제정을 찬성해 이를 반대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중도층 표심 공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찬성할 경우 20대 남성 표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당내에서는 이 후보 태도가 “비겁한 것 아니냐”라는 반응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 과정에서 사회가 진일보하는 측면이 있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이라는)이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결국 어정쩡한 스탠스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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