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미국, 북한에 적대적 의도 없어…언제, 어디서든 만날 것"

김유진 기자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한·미 연합훈련, 정례적, 방어적 성격”

대북 인도적 지원도 논의…노규덕 “보건·방역, 식수·위생 분야 협력”

방한 중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3일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며 한·미연합훈련의 ‘정례적·방어적 성격’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언제, 어디서든 북한의 카운터파트들과 만날 것”이라며 대화 재개 의지를 피력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약식회견을 열고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은 한·미 양국의 안보를 위해 장기간 지속되어 온 정례적이고 순수히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의 언급은 북한이 오는 26일까지 실시되는 후반기 한·미연합지휘소훈련(21-2-CCPT)을 ‘침략전쟁연습’이라며 거세게 비난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북한의 반발에도 미국의 대북 관여 의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유화적 메시지를 통해 ‘상황 관리’에 나서려는 의중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방한 당시 북측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한 김 대표는 이날도 “언제든, 어디서든 북한의 카운터파트들과 만날 준비가 계속해서 되어있다”고도 밝혔다.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두 달 만에 열린 대면 협의에서 코로나19 등 보건 분야를 중심으로 한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도 논의했다.

노 본부장은 “한·미는 보건 및 감염병 방역, 식수 및 위생 등 가능한 분야에서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며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노 본부장은 이어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가운데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도록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한·미 정상 공동성명이 남북 대화와 관여를 지지한 입장을 재확인하며 “우리는 계속해서 남북 간 인도적 협력 사업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해 긴밀한 조율과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미 협의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신성하다’고 한 것보다 더 낫게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최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과 탈레반의 카불 장악 이후 혼란이 커지면서 일각에서 동맹 방위 우려가 제기되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한·미 협의에 앞서 공개된 모두발언에서는 “지금은 한반도에 있어서 중요한 순간”이라며 “이번 방한은 모든 대북 현안에 있어서 한국과 가능한 한 가장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결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노 본부장도 “이번 협의가 매우 중요한 시기에 열리게 됐다. 솔직히 말해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이 민감해졌고 국제적 상황도 매우 불안하다”면서 “한·미는 (북한 문제에서) 현상 유지 상태를 벗어나 진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어 방한 중인 러시아측 북핵 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미·러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최영준 통일부 차관과 한·미 고위급 협의를 연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23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약식 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23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약식 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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