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버니 샌더스의 도전을 막은 미국 민주당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달라"

박송이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는 29일 “버니 샌더스의 도전을 막은 미국 민주당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달라”고 말하며 “기득권과 인연이 없고, 기득권과 끊임없이 싸워 온 개혁혁명가 이재명만이 적폐청산 제대로 하고 공정국가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충청지역 경선 현장 연설에서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기득권을 청산하고 공정한 새나라 만들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29일 대전서 열린 민주당 두 번째 경선인 충청권 경선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29일 대전서 열린 민주당 두 번째 경선인 충청권 경선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정치적 유산도 세력도 없이 국민의 친구이자 비서이며, 국민의 적자로서 오로지 실적과 능력만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싸워야 청산할 수 있고, 청산해야 비뚤어진 나라 바꾸고 통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재명 후보 연설문 전문.

[전문]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여러분은 어떤 꿈을 갖고 사십니까?

저도 꿈이 있습니다

제 꿈을 말씀드리기 전에 어떤 삶의 이야기를 잠시 들려드리겠습니다

경북 안동 깊은 산골짜기 화전민 아들이었고, 찢어지는 가난 때문에 13살부터 학교 대신 공장을 다녔던 빈민 소년 노동자가 있었습니다.

공장에서 이유없는 상습적 폭행을 두려운 마음으로 떨며 기다려야 했고

브라보콘 1개 값에 불과한 일당을 3개월치나 떼먹히고 몇날며칠 밤을 서러워 울었고,

철야근무를 끝내고 귀가할 때는, 하루종일 시장화장실에서 일하시다가 밤늦게 귀가한 피곤한 몸으로 이 아들을 기다려주는 기다려주는 어머니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습니다.

수도 없는 산재사고로 후각을 상실하고 급기야 팔이 뒤틀어지는 장애인이 되면서 극단적 선택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끝낼 수는 없었으므로, 그저 살 길이라 믿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가 호구지책으로 동네 아저씨들에게 막걸리를 파는 안방에서 ‘이 아들놈 귀가 잘 생긴거 보니까 앞으로 크게 되겠다’는 근거없는 한 마디가 유일한 희망의 근거였습니다.

죽을 힘을 다한 결과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마치고 마침내 대학을 갔습니다.

월급의 몇배가 되는 생활보조금을 받았습니다.

인생역전에 성공했습니다. 과거를 싹 지워버리고 판검사가 되어서 떵떵거리고 사는 그런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폭동으로 알고 욕했던 5.18 광주항쟁의 진실을 직면하고

과거의 아픈 삶과 내 가족과 이웃의 처절한 삶이 결코 그들의 게으름과 무능 때문이 아닌 걸 알게 되면서

87년 민중항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권변호사 노무현을 만나면서 전혀 새로운 꿈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 꿈은 바로 누구도 억울함이 없는 공정한 세상이었습니다.

모두가 공평한 기회를 누리고, 공정한 경쟁 속에서 자기가 기여한 만큼의 몫을 누릴 수 있는 상식이 통하는 나라,

누구도 빼앗기지 않고 억압받지 않는 폭력에 시달리지 않는 나라, 그런 세상을 만드는 꿈이 생겼습니다.

어머니 손을 잡고 학교 대신 공장으로 가던 꼬맹이 빈민소년노동자가,

비틀어져버린 팔을 부여잡고 남몰래 눈물 흘리던 장애소년이,

비뚤어지지 않고, 약자들을 위한 공정세상 만들겠다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기특하다 생각하시면 격려 박수 한 번 주십시오.

인사드리겠습니다.

판검사의 길을 포기하고, 군사정권과 맞서싸울 인권변호사의 길을 과감하게 선택할 수 있었고,

권력의 부정부패와 마지막까지 맞서싸우다, 기자의 검사사칭 전화를 도왔다는 해괴한 누명으로 구속되는 희생도 감수할 수 있었습니다

시립의료원 설립운동을 하다 날치기로 방해하는 의회에 맞서 항의한 죄로 또다시 수배되어 전과자가 됐습니다.

구속도 수배도, 아니 그 어떤 것도 공정한 세상을 향한 저의 꿈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시립의료원을 만들기 위해 성남시장이 되었고 마침내 내년이면 성남시립의료원이 공공의료의 새 장을 엽니다.

엄청난 부채를 갚으며 모라토리엄을 극복하고,

현직 대통령과 싸워가며 우리 주민들의 복지를 확대하고,

그래서 부패도시 성남을 대한민국 제1의 복지도시로 만들어서 여러분의 부름으로 이 자리에 왔습니다. 여러분.

공약이행률 96%, 대한민국 최초의 기초단체장 출신 유력 대선후보라는 기적을 만들어낸 원천은 바로 공정한 세상을 만드려는 저의 간절한 꿈이었습니다. 여러분.

그 꿈은 지금도 팽팽하게 살아서 저의 도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저의 약속은 제 꿈을 이루기 위한 다짐일 뿐이지 여러분께 무언가를 얻기 위한 제안이 아닙니다. 실패한다 해도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저는 대통령 자리가 아니라 이 세상을 바꿀 대통령의 권한이 필요할 뿐입니다.

한 사람의 꿈은 꿈일 뿐이지만 우리 모두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함께 우리 모두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보시겠습니까?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부담이 아닌 행복인 나라,

기회가 넘치는 청소년들이 강변에서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나라

자식의 취직 걱정이 아니라 나의 은퇴 후의 삶을 즐거운 마음으로 설계하는 나라..함께 만들어보시겠습니까?

재벌총수도 대통령도 구멍가게 주인도 법앞에 평등한 나라,

1%만이 아니라 99%도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

재벌과 중소기업이 상생하고,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 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는 나라

강대국에 휘둘리지 않고 국익을 위해 미국에도 노라고 말하는 당당한 나라,

그리고 평화롭게 공존하며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한반도 여러분 함께 만들어보지 않겠습니까?

정치는 국민의 뜻을 대신하는 것이고,

정치인은 국민 뒤가 아니라 국민의 명령을 따라야 합니다

나침반을 들고 숲을 헤치면서 국민에 앞서 길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바로 정치입니다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기득권을 청산하고 공정한 새나라 만들어라” 이것이 국민의 명령입니다.

싸워야 청산할 수 있고, 청산해야 비뚤어진 나라 바꾸고 통합할 수 있습니다.

기득권에 둘러싸이거나 기득권과 손잡고 어떻게 공정한 새 나라 만들 수 있겠습니까.

기득권과 아무런 인연이 없고, 기득권과 끊임없이 싸워왔고

빈민소년노동자였으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끊임없이 한계를 넘어왔고

성남시장이라는 작은 권한으로 온 국민이 주목할 성과를 만들어냈듯이,

외우내환의 대한민국을 먼저 맡겨주시면 당당한 자주독립의 나라, 자유와 평등 인권복지가 넘쳐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만들어서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국민여러분

지금 우리는 거대 민주당이라는 정치세력을 대표할, 능력 있는 인물을 뽑는 것입니다. 세력 많은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능력이 있는 사람을 뽑아서 이 거대 민주당이라는 세력의 대표를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야권연합을 하지 못하면 정권교체를 해도 소수정권이 되어 국정개혁을 할 수 없습니다

분열과 대립의 기억도 아픈 감정도 없는 이재명만이 야권통합, 야권연합정권을 만들 수 있습니다.

버니샌더스의 도전을 막은 미국 민주당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재명은 정치적 유산도 세력도 없이 국민의 친구이자 비서이며, 국민의 적자로서 오로지 실력과 능력만으로 이 자리에 왔습니다. 여러분.

이재명은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언제나 바른 길을 찾아왔습니다.

표 떨어지는 줄 알지만 사드반대, 노동존중, 재벌개혁, 부자증세, 이재용의 박근혜 구속과 사면금지를 죽을둥 살둥 외쳤습니다.

죽는 길인 줄 알지만 종북몰이에 맞짱뜨고 정면돌파 해 왔습니다

약속은 누구나 할수있습니다 그러나 실천은 아무나 할수없습니다.

보증도 담보도 없는 정치인의 말은 그의 말이 아니라, 그의 과거 삶에서 그의 실적에서 그의 미래를 보아야 합니다.

이재명은 뚜렷한 신념으로 뚜렷한 가치를 가지고 말을 하면 지켰고 약속을 하면 실천했습니다

대의원 당원동지 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우리 함께 우리 모두가 꾸는 꿈을 현실로 만듭시다.

김구선생의 자주독립의 꿈을, 김대중대통령의 평화통일의 꿈을, 노무현대통령의 반칙과 특권없는 공정세상의 꿈을,

그리고 우리 모두의 꿈, 모두 함께 어우러져 공정한 기회를 누리고 공정한 경쟁 속에서 각자가 기여한 만큼의 몫이 보장되는 공정한 나라,

우리 모두 함께 손잡고 살아가는 홍익인간 대동세상의 꿈을 여러분과 함꼐 이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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