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 갈등 속 ‘끈끈한 관계’ 과시하는 이재명·송영길

박광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사진 가운데)가 지난달 28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손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사진 가운데)가 지난달 28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손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최근 ‘케미(끈끈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경쟁 상대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과 대비된다. 민주당은 윤 후보와 이 대표 갈등에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으면서 자중지란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와 송 대표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친밀한 관계를 연출하고 있다. 송 대표가 이 후보를 띄우는 글을 쓰면 이 후보가 화답하는 방식이다. 이 후보는 송 대표가 대선 100일 전인 지난달 29일 올린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고 반대로 부패되는 인간이 있다. 100일 동안 이 후보가 잘 발효되도록 온 정성을 기울이겠다”는 글을 다음날 공유하며 “참 와닿는다. 국민 여러분께 건강한 영향을 드릴 수 있도록,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 발효되는 이재명이 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가 지난달 27일 “일찍 일어나 이 후보를 역사의 도구로 쓰임 받게 해달라 기도하고 아내가 차려준 아침밥을 먹는다”고 올린 글에 이 후보는 “감사합니다 대표님. 더 열심히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송 대표는 “이재명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 필승”이라고 추가 댓글을 달았다.

이 후보와 송 대표는 대선 경선에서 ‘이심송심’ 논란이 일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두 사람은 당 비주류이며 광역지방자치단체장(경기지사·인천시장)을 지낸 공통점이 있다. 최근 관계를 과시하는 것은 선대위 구성 등을 놓고 갈등을 빚는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관계와 달리 안정적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취지로 읽힌다.

‘이재명의 민주당’ 구호를 앞세운 이 후보가 윤 후보처럼 당을 장악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후보와 마찰을 빚는 이 대표와 달리 송 대표는 “민주당이 반성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발을 맞추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1일 기자와 통화에서 “모두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절박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앞세우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송 대표는 이 후보를 뒷받침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전도사·포교사’를 자처한 송 대표는 “이재명을 공부하자”며 이 후보 서적 읽기를 독려하는 한편, 황운하 민주당 의원의 윤 후보 지지층 비하 발언을 수습하는 등 내부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 후보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다녀간 지방을 사후 방문해 당원과 조직 기반을 다지는 것도 송 대표 몫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자중지란 상황에 왈가왈부할 건 아니다”라며 ‘강건너 불구경’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힘 분열을 활용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기류도 감지된다. 기동민 의원은 이날 SNS에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은 당대표 패싱 논란 같은 게 사당화의 징후”라며 윤 후보를 비판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SNS에 “이모티콘 올리고 잠수 타는 당대표, 꼰대 가득한 올드보이 선대위, ‘나는 모르겠다’는 윤 후보까지 모두 정치를 코미디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Today`s HOT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불타는 해리포터 성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