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다시 ‘낙화’ 읊은 홍준표 “힘든 결정 해야할 시점”

심진용·문광호 기자

 당과 공천 문제 갈등

‘거취 표명 임박’ 시사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27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27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힘든 결정을 해야할 시점”이라며 거취 표명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글을 남겼다.

홍 의원은 28일 온라인 정치 플랫폼 청년의꿈에 ‘和而不同(화이부동)’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힘든 결정을 해야할 시점이다”라고 밝혔다. ‘화이부동’은 <논어> 자로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로 ‘다른 이와 화합하지만,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차이를 전제로 한 화합을 강조한다. 공자는 화이부동이야말로 다른 이를 대하는 군자의 자세라고 했다.

홍 의원은 이어 “조지훈의 落花(낙화)를 읊조리면서 세상을 관조할 수 있는 지혜를 가졌으면 한다”고 적었다.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는 시구로 시작하는 ‘낙화’는 은둔하며 사는 화자가 떨어지는 꽃을 바라보며 느끼는 삶의 무상함과 비애를 노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홍 의원의 선대본부 합류 등을 두고 “백기투항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저쪽(윤 후보 측)이 먼저 움직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공천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 후보와의 만찬 회동에서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 지역에 각각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공천을 요구했지만, 윤 후보 측은 이를 거부했다. 선대본부 일부 인사들은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홍 의원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지난 21일 “나를 구태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면서 출당을 요구했다. 지난 25일에는 “최악의 대선 구도에 나만 진퇴양난에 빠진 느낌”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 의원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로 치렀던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고 미국으로 향하기 전에도 조지훈의 시 ‘낙화’를 언급한바 있다. 당시 홍 의원은 선거 패배 이튿날인 14일 대표 사퇴를 선언했고, 10여일 뒤인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낙화’ 전문을 올리고 “페이스북 정치는 지난 주로 끝내고 앞으로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적었다. 이후 7월 들어 홍 의원은 미국으로 향했고, 두 달 여 만인 9월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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