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과제 발표 D-1 인수위, 정책발표 ‘막판 몰아치기’···"발표 1시간 전 당선인께 보고"

남지원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정부로 달라지는 대한민국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정부로 달라지는 대한민국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윤석열 정부 출범을 일주일 앞두고 국정과제 발표를 준비하며 50여일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통상 인수위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과 주요 어젠다를 제시하고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역할을 해왔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쟁으로 출발해 검찰 수사·기소 분리 입법 정쟁 속에서 업무를 마치는 이번 인수위는 끝까지 존재감을 보이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인수위에 따르면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3일 오전 11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발표한다. 인수위는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라는 국가비전 아래 6대 추진방향과 110대 세부과제를 확정해 윤 당선인에게 보고한 뒤 대국민 발표를 할 방침이다. 국정과제 발표까지 마치면 인수위 업무는 종료된다. 홍경희 인수위 부대변인은 이날 “(국정과제 최종안을) 내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윤 당선인에게) 별도로 전달 드릴 예정”이라며 “오전 11시 발표 1시간 전에 당선인께 우선 보고, 전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 체제가 마무리 수순을 밟으면서 지난주부터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장에서는 1시간 단위로 하루 5~6건씩의 정책발표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은 공공데이터를 개방하고 범정부 데이터를 활용해 ‘찾아가는 공공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내용 등을 담은 ‘디지털플랫폼 정부 추진방향’을 안 위원장이 직접 발표했다. 경제분과에서는 청년들의 장기 목돈 마련에 도움을 주기 위한 ‘청년도약계좌’ 공약 추진 방안을 밝혔다. 사회복지문화분과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계 회복에 5년간 3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과학기술교육분과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의 뉴스 배열·노출 등을 검증하는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를 법적 기구로 설치하고 인링크 방식의 뉴스 보기 시스템을 아웃링크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인수위는 막판에 들어서야 정책을 공개하는 것은 “손질을 끝낸 정책만 발표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지만 하루에도 여러 건씩 발표가 쏟아지면서 개별 정책에 대한 주목도는 떨어졌다. 연금개혁과 인구정책 방향 등 중요한 정책 방향도 나왔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인수위가 차기 정부를 이끌 주요 어젠다를 제시하지 못한 채 마지막까지 지엽적인 개별 정책을 공개하는 데만 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범 초기부터 인수위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장관 인선, 공동정부 구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까지 갈등과 정쟁의 중심에 서 있었지만 정책 이슈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 부동산 정책 등 새 정부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파급력있는 이슈들의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만 6월 지방선거 정국과 맞물리면서 새 정부 출범 뒤로 미뤄지기도 했다. 권영세 부위원장·원희룡 기획위원장을 포함해 인수위 각 분과 간사와 인수위원들이 줄줄이 국무위원 후보로 차출되면서 인수위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 것도 ‘어젠다 없는 인수위’를 만든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공약이었던 코로나 손실보상안은 차등 지급 논란에 휩싸이며 공약 파기 비판을 받았다.

정책대결이 실종됐던 대선의 여파가 인수위발 정책 어젠다 실종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전에는 대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부딪혔던 사안에 대해 인수위가 어떻게 입장을 발표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는 상황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대선에서부터 정책공방이 실종되면서 그렇게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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