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엇박자’ 논란… 출발부터 삐끗한 노동개혁

심진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고용노동부 사이 ‘엇박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에 이어 노동부의 주52시간제 개편 발표까지 혼선이 따르면서 임기 초반 국정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실측은 노동개혁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최종안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국정혼란을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6일 통화에서 “노사와 민간의 의견을 반드시 반영해야 하는데, 그게 안됐다는 점에서 최종안이 아니라고 강조를 한 것”이라며 “노동부에서도 연장근로를 주단위에서 월단위로 바꾸는 데 대해 ‘가령’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너무 단정적으로 보도가 나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날에도 대변인 공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조간에 집중 보도된 주12시간 연장근로의 월단위 전환 내용이 확정된 정부 방침이 아님’을 밝힌 것”이라면서 “다만,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시장 개혁 과제는 윤 대통령의 명확한 지시사항이며, 구체적인 안은 민간 전문가 연구회를 통해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주 단위로 연장근로를 산정하던 것을 월 단위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던 전날 노동부 발표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한 게, 오늘 아침 언론에 나왔다”며 “노동시간 유연성에 대해 좀 검토해보라고 얘기를 한 상황이고, 아직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과 정부 간 보고 체계와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2일 경찰 치안감 인사가 발표 2시간여 만에 번복되고, 바로 다음날 윤 대통령이 “국기문란”이라며 강하게 질타한 직후 벌어진 일이라 소통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진 상황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혼선은 아니다”면서도 “약간의 어법에 있어 차이가 있었는데 해석이 조금 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부 발표와 윤 대통령 발언 사이 엇박자가 있었다는 데 부분적으로 수긍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그간 노동개혁을 연금·교육개혁과 함께 3대 개혁과제로 강조해왔다. 사안이 예민한 만큼 시작점에서부터 혼선을 빚은 데 대한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최종안’이 나오기 전부터, 노동계를 중심으로 “최대 ‘주92시간’까지 근로시간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야권도 근로시간 유연화 방침에 대한 비판에 더해 소통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올리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집무실 내 보고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닌가. 당정청 협의 시스템이 무력화된 것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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