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대표 “국가간 평화의 중심엔 반드시 인권···북한 참여 이끌어내야”

박광연 기자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31일 서울 밀레니엄힐튼서울에서 열린 통일부 주최 ‘2022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서 영상으로 기조연설하고 있다. 포럼 영상 갈무리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31일 서울 밀레니엄힐튼서울에서 열린 통일부 주최 ‘2022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서 영상으로 기조연설하고 있다. 포럼 영상 갈무리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31일 “국가간 관계에서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중심에 반드시 인권을 둬야한다”고 말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서울에서 열린 통일부 주최 ‘2022 한반도국제평화포럼’ 영상 기조연설에서 “두차례 세계대전을 겪은 후 유엔헌장 입안자들은 인권에 대한 존중이야말로 국가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토대라는 걸 깨닫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그러나 38선을 사이에 두고 있는 남북은 (전쟁의 재앙으로부터 후손을 구하고 기본 인권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한다는 유엔헌장) 문구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고 그 결과를 계속 안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인권 증진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강조하고 있다. 전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을 시도하며 북한인권 문제를 소홀히 다뤘다는 인식이 반영돼있다. 바첼레트 대표 발언은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북한인권 이슈를 핵심에 둬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북한은 주민들의 인권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문제제기를 “반공화국 인권모략 소동”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바첼레트 대표는 “북한에선 주민의 40% 이상이 만성적인 식량 불안을 겪고 있고 긴 시간 동안 인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며 “주민들 목소리가 공공정책에 반영되지 않고 공권력과 자원은 주민들 필요에 부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바첼레트 대표는 “북한은 현재 국제사회로부터 그 어느 때보다 고립돼있다”며 “고립이 고착화되어선 안된다. 고립은 인권에 더 많은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통이 없다면 국가간 신뢰를 쌓을 수 없다”며 “이는 오판의 위험과 군사적 갈등의 가능성을 높이며 인권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에선 북한이 유엔 인권체제의 권고 사항을 이행할 수 있도록 열린 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하려면 국제사회의 더욱더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노력이 결합돼 인권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의 건설적 참여를 이끄는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첫번째 단계로 우리는 유엔과 외교 관계자들이 북한에 복귀해 자유로이 이동하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시작으로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 필요를 바탕으로 북한에 더욱 더 포괄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다음달 열리는 제77차 유엔총회를 앞두고 이날 공개한 ‘북한 인권상황 보고서’에서 “엄격한 코로나19 통제로 북한 주민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탄압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북한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국제사회의 다양한 제안을 거부했다”며 “북한 주민은 백신을 전혀 접종하지 않아 코로나19 발생에 극도로 취약하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북한 내 인권 침해에 책임을 묻는 작업은 별다른 진전이 없다”며 바첼레트 대표 보고를 인용해 “북한 내에서 반인도적 범죄가 일어났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믿을만한 합리적 근거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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