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것과 관련해 “삼성이 좀 더 국내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기여하고 건설적인 플레이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이 투자도 많이 하고 경제에 많이 기여하고 초격차 기술도 많이 개발해서 지금 대한민국 경제의 중요한 플레이어임에는 틀림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이 부회장 승진 자체에 대해 “기업이 누가 누구를 어디로 (승진)하느냐는 건 우리가 코멘트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이재용 회장 체제에서 ‘글로벌 기업’ 삼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 총리는 “전세계 소위 헤드 오브 스테이트(head of state·국가 원수)나 기업 수장들이 가령 삼성 회장이 만났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만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나”라며 “그만큼 중요한 기업이니 거기에 맞게 중요한 책임과 역할을 좀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김진태 강원지사 등 지방정부가 촉발한 레고랜드발 금융위기 우려에 “지난 일요일 관계부처 장관들과 한국은행 총재가 모여 50조원 플러스 알파 대책을 내놓았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서 진정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이자 국가정보원 2인자인 조상준 전 기획조정실장이 전날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돌연 사퇴한 것과 관련해 한 총리는 “일신상 사유”라는 대통령실·국정원 입장에 보조를 맞췄다.
한 총리는 “정부를 떠나는 사람과 관련된 건 대외적으로 발표된 것을 받아들이는 게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 조 전 실장 사퇴 이유를 놓고 김규현 국정원장과의 인사 문제 갈등 등 갖가지 추정이 나오며 혼란이 가중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총리는 검찰·감사원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탈북어민 북송 사건 수사가 적절한지에 대해 판단을 유보했다. 한 총리는 “사법적인 프로세스(절차)가 끝나면 최종적으로 국민들이 발표를 보고 판단한다”며 “각자 자기 의견과 주장은 있겠지만 그 문제에 대해 (제가)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수사 내용이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분들에 대해 한 총리가 가타부타 말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뜻”이라며 “그분들 주장에 대한 평가나 판단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정의용 전 외교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 고위 관계자들은 이날 국회에서 검찰·감사원 수사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