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사퇴···후임에 조태용 주미대사

유설희 기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전격 교체됐다. 김일범 의전비서관, 이문희 외교비서관에 이어 안보실장까지 연쇄적으로 물러났다. 자진사퇴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경질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외교안보 사령탑’이 전격적으로 물러나면서 배경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미국 측의 일정 제안 보고 누락, 안보실 내 권력투쟁 등 각종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김 실장 후임에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5시3분쯤 본인 명의로 된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1년 전 대통령님으로부터 보직을 제안받았을 때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런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김 실장의 사의 표명이 나온지 1시간만에 이를 수용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5시55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김성한 실장의 사의를 고심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의 사의 표명 1시간 만에 후임자 내정까지 이어진 것으로 볼 때 윤 대통령이 김 실장을 경질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미 정상회담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안보실장 교체는 이례적이다. 김 실장은 이달초 3박5일 일정으로 미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측과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과 의제를 조율했다.

김 실장이 미국 측의 제안을 윤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이 교체 배경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백악관 측에서 한국 걸그룹 블랙핑크와 미국 가수 레이디 가가의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공연을 제안했는데 대통령실 외교안보라인이 보고를 누락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앞서 사퇴한 김 비서관과 이 비서관 역시 같은 사건으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하며 “저로 인한 논란”을 언급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실장과 김태효 안보실 1차장과의 알력설, 안보실과 외교부의 권력투쟁설 등도 거론된다.

윤 대통령은 후임 안보실장으로 조 대사를 내정했다. 조 내정자는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미국통으로 꼽힌다. 외무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박근혜 정부 외교부 제1차관·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을 지냈다. 2020년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김 수석은 “주미대사 후임자는 신속하게 선정해 미 백악관에 아그레망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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