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내가 점심 먹으러 거제까지 갔겠나” 말한 이유

정대연 기자

 대형 FLNG선 ‘코랄 술’ 명명식

 모잠비크 대통령 내외도 참석

 추가 발주, 군함 수출 기회 등

“우리 조선사에 중요한 계기”

 언론보도에 이례적 ‘아쉬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15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한-모잠비크 FLNG선 출항 명명식에서 필리프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 내외와 명명 선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15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한-모잠비크 FLNG선 출항 명명식에서 필리프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 내외와 명명 선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내가 점심 한끼 먹으러 거제까지 갔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참모회의에서 언론 보도에 대한 아쉬움을 담아 웃으며 했다는 말이다. 발언 하루 전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국내 기술로 건조한 FLNG(Floating LNG·부유식 해양 LNG 액화플랜트) ‘코랄 술(Coral Sul) 호’ 출항 명명식 참석을 위해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을 방문했다. 행사에는 ‘코랄 술 호’를 발주한 모잠비크의 필리프 자신투 뉴지 대통령 내외도 참석했다.

FLNG는 원거리 해양에 있는 가스전으로 이동해 해상에 떠있는 상태로 LNG 생산, 저장, 출하가 가능한 해상 이동식 복합기능 플랜트다. 코랄 술 호는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건조된 대형 FLNG로, 전 세계 대형 FLNG 네 척은 모두 한국에서 건조됐다. 코랄 술 호는 모잠비크 북부 해상 제4광구에서 연간 340만t의 LNG를 생산·출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불과 두 달 여 전인 지난 9월 ‘K-조선 비전 및 상생 협력 선포식’ 참석 차 삼성중공업을 찾았기 때문에 이번 방문은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문 대통령의 다섯 번째 거제 방문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행사 다음날 참모회의에서 “모잠비크 FLNG선 출항 명명식에 대한 보도는 조금 아쉽다. 사진기사 중심으로 보도된 것을 봤지만, 그 내용과 의미가 국민께 잘 전달될 수 있는 기사는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구체적 기사에 대해 문 대통령이 의견을 말하는 건 꽤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당시 참모회의에서 FLNG선의 중요성을 참모들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FLNG선이 모잠비크에게 얼마나 중요하면 출항 명명식에 대통령이 직접 아프리카에서 한국까지 그 먼 길을 달려오셨겠습니까? 나도 모잠비크 대통령의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기 때문에 그곳에 다녀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기꺼이 간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인도한 FLNG선의 가격이 24억달러(2조9000억원)에 이르는 점, 2020년 조건부로 수주해 본계약을 앞둔 모잠비크 LNG 운반선 17척(4조원 예상)이 환산t수 기준으로 국내 조선사 수주 역사상 최대 규모인 점 등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 오찬 때 뉴지 대통령은 금번과 동일한 규모의 FLNG 1기를 추가 발주할 계획을 언급했다. 또 코랄 술 호가 조업을 할 때 안전 확보를 위한 해상경비선 세 척의 배치가 필요하고 한국 군함 활용에 대해 언급했는데, 우리 군함 수출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 추진해 보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모잠비크 제4 해상광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전으로, 추가적인 LNG 증산 시 LNG 운반선의 추가 발주가 예상돼 우리 조선사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나도 정상 오찬 시 우리 기업의 LNG 분야 진출 확대와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삼성중공업에 다녀오신 지가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 임석 일정으로 적절치 않다고 건의한 일이 있었다”며 “이렇게 중요한 산업·경제적 국익을 나 자신이 깨닫지 못했으니 언론에 어떻게 기사가 잘 실릴 수 있었겠는가”하는 자책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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