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표면에 깔린 먼지를 제거하라”

이정호 기자

작지만 날카로워 탐사장비 훼손

전용 청소기·특수 페인트 코팅 등

NASA “2023년까지 기술 시험”

1972년 12월 달에 착륙해 활동 중인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 진 서넌의 모습. 우주복 전체에 달 먼지가 잔뜩 묻어 있다.  NASA 제공

1972년 12월 달에 착륙해 활동 중인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 진 서넌의 모습. 우주복 전체에 달 먼지가 잔뜩 묻어 있다. NASA 제공

달의 표면에 깔린 ‘달 먼지’가 우주복이나 달 탐사장비에 달라붙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작지만 날카로운 달 먼지가 탐사장비를 망가뜨리고 우주비행사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3년까지 대응 기술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난주 NAS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달 먼지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산업체와 대학 등 여러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며 “2023년까지 달 표면에서 먼지를 제거하는 기술을 시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달 먼지는 월면에 두껍게 깔린 일종의 토양이다. 하지만 지구의 토양과는 성격이 다르다. 지구에선 암석이 깨져 작은 알갱이가 되고 나면 비바람에 침식 작용이 일어나 표면이나 모서리가 둥글둥글해진다. 하지만 달에는 대기나 물이 없기 때문에 침식도 없다. 암석이 깨지고 난 잔해, 즉 달 먼지가 생기면 날카로운 형태가 영구적으로 유지된다. 달 먼지 크기는 대개 0.002㎝ 수준인데, 어디에든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작은 칼날’이 달 표면 전체에 깔린 셈이다.

달 먼지는 아폴로 계획 때 이미 문제를 일으켰다. 아폴로 17호 비행사였던 해리슨 슈미트는 먼지를 들이마신 뒤 재채기와 목 통증, 눈물이 나는 증상을 겪었다. 탐사용 카메라나 우주비행사의 헬멧이 긁혀 촬영과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생기기도 했다. 2024년 사람을 다시 달에 보낸 뒤 장기 거주를 전제로 한 상설 기지를 운영할 방침인 ‘아르테미스 계획’이 시행되면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NASA는 달 먼지가 품은 ‘양전하’가 일종의 접착제 구실을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음전하를 만들어 발사하는 달 전용 청소기, 탐사장비나 우주복 표면을 특수 페인트로 코팅해 정전기를 차단하는 방법이 추진된다. 에리카 몬트바흐 NASA 글렌연구센터 박사는 “달 먼지 제거 기술은 향후 화성 탐사 임무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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