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드론’ 시대 오나…미국 ‘대형 무인 잠수함’ 개발

이정호 기자

해군기지서 ‘스네이크 헤드’ 공개

적 잠수함·구축함 정찰 임무 수행

비행형보다 더뎠던 기술에 ‘탄력’

미국 해군이 개발해 처음 공개한 대형 수중 드론(무인이동체) ‘스네이크 헤드’가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스네이크 헤드는 대형 핵잠수함에 탑재돼 임무 수행에 나선다.  미 해군 제공

미국 해군이 개발해 처음 공개한 대형 수중 드론(무인이동체) ‘스네이크 헤드’가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스네이크 헤드는 대형 핵잠수함에 탑재돼 임무 수행에 나선다. 미 해군 제공

미국 해군이 승조원 없이도 물속에서 자율적으로 항해할 수 있는 대형 수중 드론(무인이동체)을 개발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비행기 형태의 드론에 비해 개발 속도가 더딘 수중 드론을 확산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기술전문지 인셉티브 마인드 등 외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해군수중전투센터(NUWC)가 최근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에 있는 해군기지에서 대형 수중 드론 ‘스네이크 헤드’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대략 승합차 크기인 스네이크 헤드는 소형 잠수함을 닮았다. 원통처럼 생긴 동체 후방에는 프로펠러가 달렸다. 하지만 스네이크 헤드는 사람을 태우지 않는다. 대신 항법과 주변 상황 인식, 추진, 기동 등 물속에서 움직이는 데 필요한 모든 기능을 컴퓨터가 스스로 수행한다. 동력은 내구성이 강화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얻는다.

스네이크 헤드는 핵추진 잠수함 안에 실려 있다가 작전이 시작되면 물속에 발사하는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아군 잠수함 주변에 있는 적 잠수함이나 구축함 등을 정찰하는 데 쓸 수 있다. NUWC는 공식 발표를 통해 “해군 전투 인력과 장비가 적에게 공격당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해군은 스네이크 헤드를 길이 100m가 넘는 대형 핵잠수함에 실을 계획이다.

현재 스네이크 헤드에 대해선 자세한 정보가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미 해군은 2020년 개발 계획을 세우면서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최대 규모의 수중 드론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천명했다. 현재 수중 드론은 러시아와 중국군에서도 개발이 활발하다.

스네이크 헤드의 등장은 수중 드론 개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전문지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은 “비행기형 드론의 경우 항속거리와 화력에서 오랫동안 발전했지만, 수중 드론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비행기형 드론은 수시간을 착륙 없이 비행하며 적을 정찰하거나 공격하는 수준으로 진화해왔다. 민간에서도 레저나 촬영 용도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송이나 응급의료 목적으로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수중 드론의 개발과 확산 속도는 이에 못 미쳤다.

이 때문에 스네이크 헤드가 수중 드론 연구에 탄력을 붙일 계기가 될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국내 해양과학계의 한 연구자는 “바닷속에서 움직이는 드론은 부식을 견디면서 어두운 환경에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비행기형 드론보다 해결할 과제가 많다”며 “하지만 수중 드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향후 기술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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