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나라마다 고유한 향이 있다고 한다. 그 향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확연히 느낄 수 있는데 아랍의 공항에는 묵직하면서도 달큼한 향이 난다. 하얀 칸두라와 까만 아바야를 걸친 현지 사람들을 스치기라도 하면 그 향은 배가 되어 코끝을 간지럽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마스크를 벗은 아이들은 “엄마, 여기 사람들한테서는 왜 좋은 향이 나는 거야?”라고 물어보기도 하였다. 향수에서 뿜어져 나온 것이라기에는 이질적이고 좀 더 자연의 향에 가깝다고 느껴지는 이 냄새에 대해 나는 늘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그러던 어느 날, 이 향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보기에도 어지러운 아랍어 간판에 번쩍번쩍한 인테리어, 그리고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직원이 미소 짓고 있는 어느 매장 앞에 황금빛 항아리가 놓여 있고 그 안에서 하얗고 기다란 연기가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직원에게 다가가 이게 뭐 하는 물건인지 물어보니 그는 투박하고 낮은 목소리로 ...
2023.12.29 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