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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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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일의 문장]왜 독수리는 날개 펴지도 못하는 공간에 갇혀 있어요?
    왜 독수리는 날개 펴지도 못하는 공간에 갇혀 있어요?

    독수리사 앞에서 나는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독수리는 겨울철새이며 몽골이 번식지입니다. 주로 먹이경쟁에서 밀린 어린 독수리들이 한국에 오지요. 봄이 되면 다시 몽골로 돌아갑니다.” 수달사 앞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수달의 세력권은 강을 따라 40킬로미터 이상이고 포식자로서 자신의 영역을 알리기 위해 높은 바위에 똥 자리를 만듭니다.” … 몇몇 아이가 아기 낙타처럼 계속 질문을 했다. “선생님! 그럼 왜 독수리는 날개를 펴지도 못하는 좁은 공간에 갇혀있어요?” “선생님! 그럼 왜 수달은 작은 욕조에 살아요? 똥 눌 바위는 왜 없어요?” 아이들의 궁금증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 어크로스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갈비 사자’로 불린 ‘바람이’를 구조한 수의사이다. 그는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야생동물을 구조해 야생 복귀를 돕고,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은 동물원에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도록 애쓴다. 그의 글은 자신이 ...

    2026.01.15 21:04

  • [금요일의 문장]나는 이미 산토끼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나는 이미 산토끼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산토끼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산토끼가 반려동물임을 선포하는 것이고, 왠지 녀석에게서 무언가를 빼앗는 일 같았다. 나는 이미 산토끼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를 준비시키는 것이 내가 할 일이었다. 산토끼를 부를 일이 있을 때, 나는 ‘꼬마 little one’라고 불렀다.” <산토끼 키우기>, 바람북스코로나19 셧다운 시기 영국 시골의 한 마을에서 머물던 저자는 우연히 갓 태어난 야생 산토끼를 키우게 된다. 유럽의 야생 산토끼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하얗고 귀여운 집토끼와 달리 충혈돼 보이는 눈, 길고 강인해 보이는 귀와 다리 등 외형부터 야생성이 강한 동물이다. 다만 저자는 이런 산토끼를 ‘반려동물’로 여기지는 않는다. 인간의 손길이 동물의 야생성에 해를 끼칠까, 새끼 때 분유를 먹이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안아 올리거나 쓰다듬지도 않고 이름도 따로 지어주지 않는다. 저자는 산토끼를 키우고 공부하면서 인류가 문명을 쌓아 올리...

    2026.01.08 20:15

  • [금요일의 문장]보수 러시아인들, ‘어게인 1991’만은 안 된다 생각
    보수 러시아인들, ‘어게인 1991’만은 안 된다 생각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식적인 법이지만 이것이 지금 러시아의 현실이다. 누구든 마음대로 재갈을 물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 시절의 완전한 독재와 1990년대 생지옥 같은 자유를 경험한 러시아 국민은 작금의 이 상황을 최고의 상태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보수적인 러시아 어르신들은 정부가 언론을 박살내든 정치인을 탄압하든 한 가지만 생각한다. ‘어게인 1991’은 절대 안 된다고 말이다.”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틈새책방러시아인들은 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할까. 러시아에서 태어나 2016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벨랴코프 일리야 수원대 교수는 보수적인 러시아인들의 정서를 이해하려면 1990년 소련 붕괴 이후의 혼란을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공산주의 소련 붕괴 후 몰려온 자본주의의 쓰나미 속에서 러시아는 탈법과 불법이 난무하고 정전과 단수 사태가 빈발했다. 이때의 경험으로부터 러시아 기성세대의 마음속에 ‘자유=무질서’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

    2026.01.01 20:02

  • [금요일의 문장]행복한 삶은 혼자 이룰 수 없다는 것
    행복한 삶은 혼자 이룰 수 없다는 것

    “나는 할머니와 엄마, 동네 아주머니들에게서 상호의존과 나눔의 힘에 대해 배웠다. 내가 공동체에 매력을 느끼고, 그 안에서 아이를 키우겠다는 꿈을 꾼 것은 제도적인 복지만큼 중요한 것이 공동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엄마는 행복한 삶은 혼자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삶으로 가르쳐주었다. 엄마와 할머니로부터 타인을 존중하고, 곁을 내어주는 법을, 섬기고 배려하고 나누며 사는 삶의 행복을 배웠다. 그래서 가족 안에 갇히지 않고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엄마만 남은 김미자>, 사계절김중미 작가는 1988년부터 인천의 빈민촌이던 만석동에서 ‘기찻길옆공부방’을 열고 지역 운동을 해왔다. 200만부가 넘게 팔리며 많은 이들에게 빈곤의 구조적 문제를 펼쳐내 보인 <괭이부리말 아이들>엔 이런 만석동 이야기가 담겼다. 지금은 강화도로 터전을 옮긴 작가는 농촌 공동체를 꾸려가며 ‘기찻길옆작은학교’의 큰이모로 살고 있다. 언제나 더 낮은 곳을 찾아 공동체의 희망을 ...

    2025.12.18 19:43

  • [금요일의 문장]지지자들은 범죄자 학살 공약을 걱정하지 않았다
    지지자들은 범죄자 학살 공약을 걱정하지 않았다

    “돈돈은 ‘도살자’ ‘징벌자’로 불리는 사람의 대권 야망을 지지하는 것이 자기가 소중히 여기는 원칙과 충돌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기는 법을 잘 지켰다. 세금을 냈다. 마약은 해 본 적이 없었다. 범죄자와 마약 중독자를 학살하겠다는 두테르테의 공약을 걱정하지 않았다. 두테르테의 말을 농담으로 여겨서가 아니었다. 살해될 사람들이 자신의 안녕에 딱히 필요 없는 부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인간들이 사회에서 사라진다면 국가 자원이 허비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인간들이 죽는다면 공익에 보탬이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죽어야 합니다>, 바다출판사취임과 동시에 범죄자들을 죽여버리겠다고 약속하는 정치인은 좋은 정치인일까. 필리핀 언론인 파트리시아 에방헬리스타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 시절 ‘마약과의 전쟁’이 국가범죄였음을 고발한다. 두테르테는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2위 후보와 사상 최대 득표율 차이로 당선됐다. 지지자들은 “인권, 적법 절차,...

    2025.12.11 20:15

  • [금요일의 문장]탈 수 없는 기차를 이미 타고 있는 것은 악몽이다
    탈 수 없는 기차를 이미 타고 있는 것은 악몽이다

    “달리는 기차를 본다 멈추지 않는 기차를/ 멈추지 않아 아무나 탈 수 없는 기차/ 그만 내리고 싶어도 내릴 수도 없는 기차// 기차의 속도로 달려야만 탈 수 있다/ 내리고 싶을 때 내리는 자는 치명상을 입는다// 세워주지 않는 저 기차에 우리 모두가 이미 타고 있다/ 탈 수 없는 기차를 이미 타고 있는 것은 악몽이다// 기차가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도록/ 몸을 던져 연료가 되는 자들이 따로 있을 뿐이다” <누군가 나를 살아주고 있어> 수록작 ‘기차에 대하여’ 중, 창비한국 노동시의 거목 백무산 시인이 5년 만에 펴내는 신작 시집이다. 폭주하는 인류 문명을 날 선 감각으로 직시한다. “도구 아닌 몸은 길들여진 도구가 되어/ 목숨 파먹고 사는 일이 사는 일인가”(‘먹기 위해 살기로’ 중)라거나 “돌아와 핏자국을 닦고 우리는 잔치를 벌인다/ 그동안 누리지 못해 안달이 났던 축제를”(‘잔치는 다시 시작되었다’ 중)이라는 시구들은 기술의 진보 앞에서 소외당한 인...

    2025.12.04 20:08

  • [금요일의 문장]책임 있는 자의 면책이 반복되며 어떤 왜곡을 낳았나
    책임 있는 자의 면책이 반복되며 어떤 왜곡을 낳았나

    “수많은 무고한 이의 살상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왕과 간신들이 면책되고, 핏빛 권력의 후광을 유지하면서 뻔뻔하게 여생을 누리는 짓이 반복되는 것은 특히 우리 근현대사에 어떤 그늘과 왜곡을 낳았을까? 이승만과 박정희는 말할 것도 없고,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등 대통령이 되는 대로 예외 없이 감옥행을 거친 파당에서 다시 윤석열이라는 기괴한 사건이 생겨났을 뿐 아니라 여태도 국민의 30퍼센트 이상이 그 패거리를 지지하고 있는 이 생게망게한 현실은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일까?” <한국적 교양의 실패와 여자들의 공부론>, 글항아리철학자 김영민은 “윤석열 사태를 통해 얻은 게 있다면 한국 상층부의 핵심층을 이루고 있는 권력 엘리트들의 민낯을 백주에 전시했다는 사실”이라며 “이들의 면면이 마치 인두겁을 쓰고 있는 원숭이 무리처럼 보이지 않던가”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권력 엘리트의 지위에 오른 이들의 지성과 양심은 반복되는 엄혹한 ‘선발’에 의해 이지러진...

    2025.11.27 20:07

  • [금요일의 문장]사랑은 모든 걸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사랑은 모든 걸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Das Wort erstirbt schon in der Feder 말은 붓에 닿는 순간 죽어버린다. 아아, 또다. 결국 난 모든 것을 말로 표현하지 않고서는 못 견디는 거야. 나비는 꽃들 사이를 날아다니며 꽃가루를 옮기는 모습이 아름다운 건데. 하지만 태풍에는 반드시 눈이 있는 법. 모든 말은 실상 그 한 점을 향해 몰아칠 뿐이다 …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Goethe”<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리프저명한 괴테 연구가 도이치는 홍차 티백에서 출처 불명의 괴테 명언을 발견한다.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낯선 문장이지만, 이상하게도 이 문구가 자신이 주장해온 이론을 완벽히 요약하는 것처럼 느낀다. 도이치의 삶을 뒤흔든 문장을 통해 사랑과 언어, 문학의 본질을 탐구하는...

    2025.11.20 22:13

  • [금요일의 문장]기업이 지속 가능한 세계로 이끌 것이란 생각 버려야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세계로 이끌 것이란 생각 버려야

    “진정한 변화는 민주적인 행동에서 나오지, 기업 스스로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원래 경제 행위자인 기업 조직이 어떻게든 정치적으로 더욱 정의롭고 공평하며 지속 가능한 세계로 가는 길을 이끌 것이라는 생각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민주주의 정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통치할 권리가 있다는 궁극적인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정치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재확인되어야 하며, 경제는 부차적인 것으로 강등되어야 한다.” <깨어있는 자본주의>, 여문책자본주의 체제에 비판적인 활동가들은 기업이 불평등 개선이나 사회 정의에는 관심이 없고 이익만을 추구한다고 비판해왔다. 최근에는 ‘깨어있는’ 기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는 사재를 투입한 베이조스지구기금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고 있고,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호주 시드니공과대학 연구교수인 칼 로즈는 ‘깨어있음’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늘...

    2025.11.13 19:55

  • [금요일의 문장]관객이 단 한 명뿐일지라도 매료시킨다는 마음가짐
    관객이 단 한 명뿐일지라도 매료시킨다는 마음가짐

    “‘가부키 배우라는 사람들은 이런 지루한 공연을 진심으로 대단한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는 거냐고.’…당시 가부키 순회공연은 역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무대에 선 키쿠오는 비록 관객이 단 한 명뿐일지라도 그 한 사람을 꼼짝 못 하게 매료시킨다는 마음가짐이었기에 당연히 설렁설렁할 만큼의 여유나 게으름은 없었습니다.” <국보>, 하빌리스2025년 6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국보>가 관객 천만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일본 전통문화를 대표하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잊혀 가는 ‘가부키’를 소재로 한 영화는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아사히 신문에 연재된 작품은 단행본도 100만부 이상 팔리는 인기를 얻었다. 작가는 작품을 위해 가부키 극단에서 3년간 검은 옷을 입고 배우를 돕거나 소품을 옮기는 역할을 하는 ‘쿠로코’를 담당했다고 한다. 소설에서 야쿠자 가문에서 태어난 주인공 키쿠오는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가부키로 ...

    2025.11.06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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