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아버지를 묻을 때 호랑나비 한 마리 날아들더니/ 초여름 엄마를 묻을 때도 흰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 엄마 아버지는 이제 아무에게도 해를 입히지 않는 흙의 슬하에서 잘 슬고 계신다 인간을 버리고서야”정끝별의 <반려 별자리> 수록작 ‘한식의 슬하’ 중, 문학동네시인 정끝별이 여전히 탁월한 언어 감각이 담긴 신작 시집으로 돌아왔다. 특유의 유머와 말놀이가 담긴 시집은 ‘엄마’ 그리고 ‘이별’이라는 정서에 집중한다. ‘엄마 집을 다녀오다’라는 시로 시작해, 죽음이 오기 전 작별의 길에 먼저 들어가 “누가 뭐래도 그건 끝내주는 생이었다고” 말하는 시 ‘사전 장례식’으로 끝난다. 시집은 이렇게 떠나버린 엄마를 비롯해 상실의 아픔을 노래하는 것을 넘어서 인생 전체를 아우른다. 시인은 신작에서 유독 ‘엄마’와 관련된 시편이 여럿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 출판사 인터뷰에서 “시는 모어, 자신을 낳아준 엄마의 언어로 쓰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엄마는 시간이고 ...
2026.08.06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