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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대용알약이 나오길 바라는 작가가 차린 밥상···‘차린 건 없지만’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격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 매 끼니를 잘 챙겨드시는 편인가요? 전 약속이 있는 날이 아니면 늘 대충 때우는 편입니다. 새해가 되면서 다짐한 것 중 하나는 간단하게나마 ‘식사일기’를 써보는 것이었어요. 기록을 하면 조금 건강한 식생활을 할까 싶어서요. 결과적으로는 딱 일주일 하다가 중단했습니다. 막상 하루종일 먹은 것을 쓰다보니, 그나마 챙겨먹은 끼니가 너무 부실하게 느껴져 기록할 마음조차 사라졌거든요.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뚝딱뚝딱 화려한 요리를 만들어 먹고 예쁘게 사진까지 찍어 ‘인증’한 사진들을 보면 더욱 그랬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만난 이 웹툰을 보고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번 ‘오늘도 툰툰한 하루’에 추천할 웹툰은 서모람 작가의 <차린 건 없지만> 입니다.<차린 건 없지만>은 작가의 일상·생활 웹툰입니다. 내용은 단순합니다. 작가가 자기 자신을 위해 만든 요리 이야기입니다.사실... -
사이코패스 모녀의 스릴러···‘똑 닮은 딸’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격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길소명’은 완벽한 학생입니다. 성적은 언제나 1등, 품행은 단정하고 모범적입니다. 부잣집 딸인데 외모까지 뛰어나서 친구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죠. 그런 소명에게는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자신을 키워준 엄마가 살인마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죠.소명이 이런 끔찍한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소명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격한 엄마 밑에서 엄마가 ‘완벽한 기준’에 맞춰 살아왔습니다. 존경받는 교수인 엄마는 소명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제합니다. 먹는 것, 입는 것은 물론이고 성적, 친구 관계까지 모든 것을요.엄마에 대한 의심은 남동생이 강물에 빠져 죽은 날 피어납니다. 소명은 울고 있는 엄마의 얼굴에서 희미한 미소를 보고, 엄마가 남동생을 죽였다고 확신합니다. 자신과 달리 공부도 못하는 말썽꾸러기 남동생은 엄마에게 눈엣가시였거든요. 엄마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소명 역시 제거 대상... -
현대판 1984는 이런 모습일까? ‘에브리띵 이즈 파인’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격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 샘과 매기 부부는 넓은 호수와 숲이 있는 아름다운 마을에 삽니다. 마을은 평화롭습니다. 대부분이 부부인 주민들은 마주치면 늘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며 서로의 안부를 챙깁니다. 마을 장터에선 주민들이 직접 키운 신선한 농작물을 팝니다. 저녁이면 각자의 보트에서 담소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그런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쎄하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거겠죠? 부부의 대화는 서로에 대한 배려가 넘치는데, 묘하게 경직된 느낌입니다. 이웃 부부와 함께하는 저녁 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농담과 덕담만 오가는데도 공기에 긴장이 흐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을 빠뜨릴 뻔 했네요. 모두가 놀이공원에서나 볼 법한 거대한 고양이 탈을 쓰고 있습니다. 다들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무슨 일이 있는 것이 분명한 이 마을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요.오늘 추천할 툰툰 콘텐츠는 마이크 버첼의 스릴러 웹툰, &... -
식집사·식물킬러 모여라! 본격 식물 만화 ‘크레이지 가드너’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격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여러분은 반려 식물을 키우시나요. 저에겐 몬스테라가 하나 있습니다. ‘식물 킬러’인 제 곁에서 3년 가까이 견뎌준, 아주 강인한 친구예요. 일주일에 한 번 물 주는 게 전부인데도 쑥쑥 크는 모습을 보면 참 신비롭습니다. 요즘은 새해를 맞아 새 식물을 하나 들여볼까 고민 중입니다. 직접 기른 루꼴라를 샌드위치에 끼워넣거나 잘 키운 바질로 페스토를 만드는 상상을 합니다.그러던 중 흥미로운 웹툰을 발견했습니다. ‘본격 교양 식물 만화’를 표방하는 <크레이지 가드너>입니다. 요즘 말로 번역하면 ‘미친 식집사’(식물+집사)가 되겠네요. 제목 그대로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식물을 키우며 느끼는 기쁨과 슬픔을 담은 작품입니다.<여탕보고서>, <극한견주>로도 알려진 웹툰 작가 마일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식집사입니다. 몬스테라, 스킨답서스, 칼라데아 퓨전 화이트, 다육이, 게발선인장 등 ... -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긴 답변 같은 그래픽노블 ‘이것이 새입니까?’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격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미술에 특별히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은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노란 바나나를 두꺼운 덕테이프로 벽에 붙인 현대미술 작품이요. 카텔란이 2019년 미국 마이애미 아트 바젤 전시에서 처음 선보인 이 작품은 최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86억원에 낙찰됐습니다. 작품을 산 가상화폐 사업가는 86억원 짜리 바나나, 아니 작품을 한 번에 다 먹어버렸습니다. 아마 애초에 그러려고 산 거겠죠? 그가 바나나를 먹는 것까지가 작품의 완성이라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현대 예술이란 대체 무엇인가’라는 고전적인 질문이 떠올랐습니다.제가 바닥에 큰 원 하나를 그려놓고 ‘기린’이라는 제목을 붙인다고 그걸 현대미술로 봐주거나 86억원을 주고 사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만약 카텔란이 그렇게 했다면 달랐겠죠? 그럼 어느 무명의 예술가라면 어땠을까요. 어쨌든 예술가이기 때문에... -
애인에게 차이고 시작한 달리기···내일이 기다려진다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격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저는 ‘초보 러너’입니다. 초가을 무렵 시작했으니 이제 꼭 3개월이 되었네요. 겨우 주 1회, 걷는 것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30분 남짓 달릴 뿐이지만 자발적으로 뛴다는 것 자체가 제겐 기적입니다. 몸 쓰는 일엔 평생 재주가 없었는데 그중에서도 달리기를 제일 싫어했거든요. 학창 시절 체력장 오래달리기는 늘 전교 꼴찌였던 기억이 선명합니다.웹툰 <헤어진 다음날, 달리기>의 주인공 ‘태수’도 과거의 저만큼이나 달리기를 질색하는 인물입니다. 스포츠웨어 전문 회사에 다니는데 운동과는 거리가 멀고 라면, 과자를 입에 달고 살죠. 당연히 과체중에 저질 체력입니다. 그런 태수에게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합니다. “솔직히 태수씨랑 다니면 재미없어. 그냥…지겨워.”무료한 일상에 변화를 주기에 실연만 한 게 없죠. 태수는 이 기회에 달라져 보기로 합니다. 소꿉친구 ‘바람’처럼 달리기를 하면서요.바람은 뛸 ... -
스스로를 사랑하면서도 혐오하는 당신에게···‘안녕, 꼬리!’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격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34살 사사키 무기에게는 남들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엉덩이에 꼬리가 있습니다. 햄스터나 돼지꼬리같은 작은 꼬리가 아닙니다. 꼬리 끝이 발목에 닿을 정도로 길어요. 어느날 갑자기 생긴 것도 아닙니다. 태어날 때부터 꼬리가 있었습니다. 500명 중 1명은 꼬리를 갖고 태어나는 시대니까요. 이번주 ‘오늘도 툰툰한 하루’에서 소개할 만화는 가와세 하루의 <안녕, 꼬리!>(어느봄날)입니다.이왕 꼬리가 있을 거라면 부드럽고 풍성한 여우 꼬리 같으면 좋을 텐데. 안타깝게도 무기는 짧은 털로 뒤덮인 통통하고 긴 꼬리를 갖고 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수달 꼬리랑 좀 비슷하겠네요. 무기는 기분이 좋을 땐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기도 하고, 꼬리를 다치면 통증도 느낍니다. 무기에게 꼬리는 다른 사람들의 팔, 다리와 다를 바 없는 신체 일부입니다.태어날 때부터 꼬리가 있었지만 무기는 아직도 자기 꼬리에 대... -
소름돋게 리얼한 군대 스릴러 ‘민간인 통제구역’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격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민간인 통제선’은 남한과 북한 사이 비무장지대(DMZ)의 남방한계선 남쪽 민간인의 출입이 제한된 경계선을 뜻합니다. 통상 ‘민통선’이라고 부르는 이곳은 출입이 금지된 ‘민간인 통제구역’입니다. 혹시 전투복 가슴에 ‘민정경찰’이라는 표식을 단 군인을 보신 적이 있나요. 이들은 비무장지대 안쪽 남북의 최전방 감시초소 ‘GP’에 근무하는 육군 수색대원들입니다. 비무장지대는 공식적으로 무장병력이 들어갈 수 없기에 남북 모두 ‘경찰’ 신분으로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지요. 이번주 소개할 웹툰은 OSIK 작가의 데뷔작 <민간인 통제구역>입니다.<민간인 통제구역>은 GP에서 은폐된 총기사고와 내부 부조리를 다룬 작품입니다. 꼭 GP에서 근무하지 않았더라도 군복무를 한 사람이라면 소름이 오소소 돋을 만큼 현실감 넘치게 군생활을 재현했습니다. GP와 민통선 내부, 총기와 장구류, 병영생... -
인간과 좀비를 구별할 수 없는 세상에서···‘닭은 의외로 위대하다’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격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일흔다섯 살 정복자 할머니는 오늘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합니다. 할머니는 오랫동안 혼자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언어 장애로 말 못 하는 할머니를 은근히 따돌렸습니다. 할머니의 마지막 결심을 알아차린 것은 할머니가 키우는 3살짜리 닭 한 마리뿐이죠.할머니는 닭 모이를 넉넉하게 부어줍니다. 이제 떠날 채비를 마쳤습니다. 그때, 적막했던 할머니의 집에 손님이 한 명 찾아옵니다. 20대 중반의 여성 심연입니다. 심연은 밧줄에 목을 매달려는 할머니에게 말합니다. “혹시 좀비한테 물려서 그러세요?”그렇습니다. 다소 어둡고 독특한 장면으로 문을 여는 이 웹툰 <닭은 의외로 위대하다>는 좀비 아포칼립스물입니다. 오랜 고립으로 할머니는 알지 못했지만 바깥세상은 이미 좀비들의 세상이 된 지 오래였습니다. 심연 역시 좀비가 된 가족을 떠나 고양이 철수와 함께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었죠. 그러다 다다른 곳이 외딴... -
웃는 얼굴의 전학생이 오자 평화로운 일상이 깨졌다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 누군가 140년 뒤에 서울이 어떤 모습일 것 같냐고 묻는다면 막막해질 것 같습니다. 기술은 갈수록 더 빠르게 발전하고 환경은 계속 나빠지고 있으니, 140년 뒤 서울이 어떤 모습일지는 전혀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그럼 한 14년 뒤라면 어떨까요? 그 정도라면 어렴풋이 예상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도 이미 식당에서 주문을 받거나 빈 식기를 수거하는 데 쓰이는 로봇이 좀 더 일상화되고, 가상세계를 활용한 게임이나 서비스도 늘어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사람들이 지금 사는 모습이 완전히 달라지진 않았을 것 같고요.김규아 작가는 만화 <너와 나의 퍼즐>에서 딱 그 정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 학교 이야기를 그립니다. 로봇이 일상화된 2038년에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은오의 이야기입니다.은오의 오른쪽 팔은 ‘로봇팔’입니다. 어릴 때 교통사고를 당해 잃은 한쪽 팔을 로봇이 대체하고 있습니다...